“北체제 영향없는 한 외국투자 적극 유치”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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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북한)은 미국의 경제 봉쇄에 막혀 있어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조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웃 국가인 중국을 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센터에 투자유치 위임장을 준 것도 그런 뜻이라고 본다.”

‘베이징(北京) 조중(朝中)경제문화교류중심(센터)’(이하 조중 중심)의 김형일(金亨一·66·사진) 부비서장(이사)은 “조선이 체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경제 진흥’을 해 보려는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단둥 시 경제개발구 내 사무실에서 기자와 1시간가량 인터뷰를 하면서도 ‘개혁 개방’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다만 그는 ‘경제 진흥’의 의미를 일정한 ‘봉쇄 지역’을 설정한 다음 이곳에 외국 자본을 유치해 북한 경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풀이했다. ‘조중 중심’은 북한이 지난해 4월 중국(대만 홍콩 마카오 포함) 내 유일한 대북 투자유치 단체로 인정한 곳. 민간단체로 베이징에 본부, 단둥에 지사를 두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신의 조선족인 김 부비서장은 단둥TV 부사장, 단둥 시 경제무역위원회 부주임 등 공직생활과 홍콩에서의 회사 운영 경험을 인정받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부비서장은 “조중 중심의 역할은 크게 북한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과 기업인을 ‘검증’해 그 결과를 조선 정부에 알려주고 투자자에 대해서는 조선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중 중심’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북한 최고위층에 ‘경제 특구’ 계획을 건의한 것이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조중 중심’은 2004년 8월 평안북도 철산군 철산반도에 ‘장군항 독립경제구’를 설치해 외자를 유치하자는 안을 건의했다.

그는 ‘신의주 개발론’ ‘비단섬 특구론’ 등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어디를 개발하든 최종 결정은 평양에서 한다. 하지만 신의주는 변경지역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인구 밀도가 높아 주민 철리(撤離·이주) 부담이 있다”며 “우리는 장군항이 더 적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둥=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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