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리덤하우스 구재회 국장 “지도층 北인권 왜 침묵하나”

  • 입력 2005년 10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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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하우스는 한국 정부가 내년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위원회의 대북 인권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구재회(35·사진) 북한담당 국장이 25일 밝힌 내용이다. 그는 12월 10∼17일 서울에서 열리는 2차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23일 서울에 왔다.

구 국장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한국의 지도층은 왜 북한의 민주화나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느냐”며 “북한 인권 문제는 남북한 간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북한의 변화를 먼저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말은 ‘세 끼 밥만 먹게 되면 다른 것은 일단 상관없다’는 구시대적이고 독재주의적 사고방식과 같은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국내 시민단체들과 함께 개최할 12월 대회에 대해 “북한 인권 문제를 한국의 주류사회로 이끌어 내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모든 정파나 이념 단체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중국이 최근 탈북자를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해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중국의 탈북자 북송조치 및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덤하우스는 이를 위해 ‘국경 없는 인권(Human Rights Without Frontier)’ ‘세계기독교연대(CSW)’ 등 유럽 인권단체들과 함께 중국 측에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프리덤하우스는 이번 행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해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등 전현직 외국 지도자 및 인권 문제에 깊이 개입해 온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프리덤하우스는 1941년 앨리노어 루스벨트(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등이 창설한 초당적 인권단체라고 구 국장은 설명했다.

구 국장은 8세 때 미국으로 가 하버드대와 영국 런던정경대(LSE) 미 존스홉킨스대(국제정치학 박사)를 거쳐 5월부터 프리덤하우스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담당해 온 한인 1.5세이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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