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 감축 일정조정 합의…전력공백 메울 시간 벌었다

  • 입력 2004년 8월 2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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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11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한국이 거둔 성과는 주한미군 감축 완료 시점을 미국이 6월 제시한 2005년 말에서 2007년 이후로 2년 이상 늦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내년부터 시작하는 주한미군 주력부대의 감축에 대해선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 일정이 미 국방부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 계획과 연계돼 있어 바꾸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한국은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 10대 임무의 한국군 이양 일정(2004∼2006년)에 주한미군 감축 일정을 맞춰야 한다고 맞섰다.

한국측은 “주한미군 주력부대의 대부분이 10대 임무 이양과 관련돼 있어 내년 말 이들 부대가 철수할 경우 한국군이 전력을 대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임무 이양 일정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맡고 있는 북한 장사정포 대응 화력전 임무의 경우 내년 8월 한국군이 이 임무를 넘겨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1차 평가를 받게 돼 있다. 평가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았는데도 내년 말 미 2사단의 다연장로켓 대대와 팔라딘 자주포 대대 등이 감축될 경우 전력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에 대한 우려를 강력히 전달했고 미국은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미 2사단 항공여단과 7공군 일부 병력의 감축은 2006년 말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임무를 맡고 있는 아파치 헬기 3개 대대 중 1개 대대를 내년 말 철수하겠다고 통보했다.

대신 미국은 △잔류 아파치 헬기 2개 대대의 헬기를 최신형(AH-64D 롱보)으로 교체하고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무기를 증강하며 △첨단 전투기의 한반도 전개 능력 강화 등의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이 밖에 한국은 2008년까지 주한미군 기지를 통폐합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안의 일정과 2008년 이후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 일정을 거론하며 10대 임무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부대의 감축 일정도 2008년까지 늦춰 줄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자”는 수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광찬 국방부 정책실장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감축 시기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번 회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잔류하는 주한미군의 개편 방향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미 2사단을 미래형 사단급 부대(UEx)로 개편해 한반도 방어 임무 중심으로 운영하다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엔 하와이와 주일미군 등에서 병력을 증원받아 군단급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주한미군이 주일미군에 예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한번도 논의된 적이 없으며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10대 특정임무 이양과 주한미군 감축
임무이양 시기감축대상 미군부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책임올 10월 80%를 한국군으로 대체8군 산하 JSA 경비대대
북한 장사정포 대응 화력전내년 8월 한국군 임무 이행능력 평가 후 이양시기 검토C4I부대 일부, 2사단 37야전포병대대(다연장로켓), 17야전포병대대(자주포)
후방 화생방 제독(除毒)내년 이양8군 산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2006년 이양8군 6기병여단 3대대(아파치공격용 헬기)
매향리 사격장 관리내년 5월 이양 후 폐쇄8군 산하
수색 및 구조 활동내년 이양2사단 항공여단 및 7공군 일부(기동헬기)
근접 항공지원 통제2006년 이양2사단 항공여단 일부(기동헬기)
유사시 신속 지뢰 살포내년 이양8군 산하
헌병 부대의 순환 및 통제내년 이양8군 8헌병여단
작전 기상예보2006년 이양7공군 및 8군 산하 관련부대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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