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전 광복회장 “盧대통령 相生정치 펴길”

  • 입력 2004년 8월 1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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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전 광복회장
김우전 광복회장
15일 제59주년 광복절 경축행사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경축사 못지않게 김우전(金祐銓·82) 광복회장의 기념사가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보다 먼저 기념사를 읽은 김 회장이 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을 향해 뼈있는 고언(苦言)을 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분단 반세기가 넘도록 조국통일을 이루지 못한 우리 민족은 오늘날 또다시 국내외 정세가 너무도 복잡 다난(多難)하고 변화무쌍하여 큰 시련을 맞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진보와 보수라는 새로운 남남(南南)의 갈등으로 국민의 편을 갈라놓고 있으니, 참으로 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바라옵건대 대통령께서도 상생(相生)의 큰 정치로 민족의 번영과 조국의 통일에 대한 국민적 큰 기대를 잊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는 민족적인 큰일을 위국위민(爲國爲民)의 명분을 내세워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겠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행사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을 향해 언급한 것은 포괄적으로 한 얘기”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으나 민족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주변국가인 중국과 일본이 패권과 대국주의를 앞세워 우리 민족을 압박해 오고 있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신사 참배 행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사전에 배포된 당초 원고엔 없던 내용으로 이날 아침 김 회장이 직접 포함시켰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광복 직전인 1944년 ‘광복군’에 입대해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백범 김구(金九) 선생의 비서를 지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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