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빼앗기는 판에…국사도 ‘푸대접’

  • 입력 2004년 8월 8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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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8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의 ‘세계유산 고구려 특별전시회’를 관람했다. 10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선 광개토대왕비와 무용총 등 고구려 유적들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과천=이종승기자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8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의 ‘세계유산 고구려 특별전시회’를 관람했다. 10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선 광개토대왕비와 무용총 등 고구려 유적들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과천=이종승기자
한나라당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국사 과목을 대학 입시의 필수과목으로 넣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부에서 스스로를 비하하고 과거에 문제가 있는 듯하니까 밖에서도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자국민 보호와 역사 수호를 위해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적으로는 역사적 정통성을 바로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장은 △국사 및 국어 교원 확충을 통한 교육 내실화 △국사 교과목을 (고교 전 과정 및 대학 입시의) 필수과목으로 지정 △민족사 연구 관련 예산 대폭 확충 등을 구체적인 추진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기국회의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따져 나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대학 교양과정과 평생교육과정에도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낸 이군현(李君賢) 제5정조위원장도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교과 과정에서도 미국 역사와 언어 등은 필수과목으로 분류돼 있다”며 “민족혼과 얼을 다루는 국사 과목의 필수과목 지정은 필요하며 이를 ‘과목 이기주의’로 바라보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부터 전면 시행된 제7차 교육과정에선 전체 과목의 수업시간이 줄어들면서 국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독립과목이 아니라 사회과목의 일부로 통합됐다.

초등학교의 경우 국사는 5, 6학년에 한 학기씩 사회과목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고, 중학교에서도 국사는 사회과목의 일부로 통합되는 바람에 2학년 1시간, 3학년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7차 교육과정 이전엔 중학교에서 국사는 2, 3학년 때 독립과목으로 주당 2시간씩 다뤄졌었다.

현재 고등학교에선 2학년부터 모든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국사도 선택과목이 됐다.

특히 현행 대입 수학능력시험 제도에선 지원 학과에 맞게 국사를 비롯한 모든 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어 국사 교육은 수험생의 선택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다.

각종 공무원 채용시험에서도 국사 과목은 홀대를 받고 있다.

1996년에 사법시험 1차 필수 독립과목에서 빠진 국사는 2007년부터 행정 외무고시에서도 제외될 예정이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8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내용과 올바른 사실(史實)에 관한 지도자료를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전국의 초중고교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고구려 연구재단에 자료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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