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접경지역에 철조망 두른다

  • 입력 2004년 6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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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하기 위해 국경 주변의 주민을 동원해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 동서해 해안선에는 철책이 쳐져 있어 국경까지 막으면 북한 전체가 철조망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북한 당국은 또 지난달부터 각급 기관과 개인이 소유한 휴대전화를 몰수하고 있으며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하는 등 탈북 및 밀수, 그리고 내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조망 설치=최근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동진(가명·42·함북 회령시)씨는 2일 “회령 주민들이 공장 기업소별로 동원돼 철조망 설치용 나무를 베고 있다”면서 “평북 신의주에서 함북 온성까지 국경 전체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높이 2.7m의 목책 위에 철조망을 두를 예정이며 밀수나 탈북 경로, 세관 주변에서는 이미 작업이 시작됐다”면서 “부족한 목재나 철사 등 자재는 중국에서 수입해 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 싼허(三合)진의 조선족 장해산(가명·45)씨는 “자주 건너오는 북한 밀수꾼들이 마을 앞 두만강 가에 담이 쳐진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요즘 북한 처지에 수천리 국경을 어떻게 막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국경 일대에 10만여명의 경비대를 주둔시키고 있지만 오히려 군인들이 돈을 받고 탈북을 도와 주고 있는 실정이다.

▼北 개인 휴대전화 몰수나서▼

▽휴대전화 단속=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1일 “북한 당국이 5월 말부터 각급 기관과 개인이 소지한 휴대전화를 몰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휴대전화 이용자가 늘면서 보안기관이 모든 통화 내용을 감청하기 어려워지자 북한인과 북한 내 외국인의 전화통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몰수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빼앗은 휴대전화에 대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북한 거주 외국인의 휴대전화는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중국에서 들여온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국경지대 주민들에 대한 색출작업도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 전파탐지 장비를 수입해 한국이나 중국과 통화하는 주민들을 적발하고 있으며 이미 수백명의 불법 통화자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해 12월, 2003년 한 해 동안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3000명에서 2만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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