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2기 개각]“장관자리가 大權연습용인가”

  • 입력 2004년 5월 2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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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대상인 통일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의 공무원들은 24일 개각 임박설에 대해 대체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3개 부의 장관이 모두 전문가에서 정치인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자 비전문가 장관의 초기 업무 공백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통일부에서는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정동영 의원의 입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대북 지원에 따른 국회의 질타를 상당 부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정 의원과 김근태 의원이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무슨 대권 훈련소냐”는 볼멘소리도 들렸다. 또 통일부 사상 처음 내부 승진 장관이었던 정세현(丁世鉉) 장관이 ‘장수 장관’이라는 이유만으로 퇴임하게 되는 데 대해 아쉬워하는 기류도 강했다.

복지부는 장관으로 내정된 김 의원이 보건과 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얼마나 빨리 갖출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고위 관계자는 “간호 및 보건 전문가인 김화중(金花中) 장관도 취임 1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정책기조가 겨우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장관으로 와도 업무 파악에만 1∼3개월은 걸릴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복지부 정책이 혼선을 빚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8년 의정 생활을 대부분 재정경제 및 통일외교 분야에서 일했다.

물론 복지부의 업무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대국민 설득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의견 조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정치인 출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문화부는 장관이 작가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李滄東) 장관에서 신문기자 출신인 정동채(鄭東采) 의원으로 교체된다는 보도에 크게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과거에 정치인 또는 법조인이 장관으로 취임한 예가 워낙 많은 데 따른 ‘학습효과’이기도 했다. 다만 장관 임기 2년을 보장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이 순수 문화인으로서 문화정책의 큰 방향을 잡았다면 새 장관은 실제로 참여정부 문화정책을 이끌고 나갈 시스템 문제를 고민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물망에 오르는 정 의원이 16대 국회에서 신문사 소유지분 제한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정기간행물법 개정의 총대를 메기 위한 인사라면 한바탕 시끄러울 수 있겠다”는 우려도 나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나성엽기자 cpu@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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