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8/중반전 판세]‘朴風’ 확산 조짐… ‘탄핵풍’ 추격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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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 남구 문현동 우일헬스클럽을 찾아 90도 각도로 인사하는 한 총선후보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에어로빅에 열중하고 있고 주부들의 모습이 대조족이다.   -부산=연합
6일 부산 남구 문현동 우일헬스클럽을 찾아 90도 각도로 인사하는 한 총선후보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에어로빅에 열중하고 있고 주부들의 모습이 대조족이다. -부산=연합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우세 속에 진행되던 총선전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박근혜(朴槿惠) 효과’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 관련 실언 등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결집현상이 나타나면서 접전지역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코리아리서치센터(KRC) 김덕영(金德英) 대표는 “대구 경북(TK)은 한나라당 분위기로 돌아섰고 부산 경남(PK)은 접전, 수도권은 한나라당의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을 중심으로 접전지역이 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이 ‘압도적 우세’에서 ‘우세’로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서울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열린우리당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강남벨트를 중심으로 우세 또는 접전지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 각 당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나라당은 서울에서 16대 총선 당시 지지율인 38% 선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탄핵 가결 후 44% 안팎으로 치솟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층엔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과 함께 충청권 호남권 표가 집중돼 있다”며 “탄핵 역풍에 민주당이 비틀거리며 제자리를 회복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빠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미미하게나마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대세를 변화시킬 정도는 못 된다”고 말했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 열린우리당 강세가 더 뚜렷한 추세다. 특히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충청권 민심의 기대감 때문에 충청 및 호남 출신들이 많이 사는 경기 남부와 인천 쪽에 열린우리당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경북▼

한나라당은 TK지역을 ‘박풍’과 ‘노풍(老風)’의 진앙지로 보고 있다. 당 지지도도 탄핵 이전 상황으로 급속히 회복됐다는 것.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석권한 대구의 경우 탄핵 가결 직후 전체 12개 선거구 중 절반 이상은 포기해야 할 정도였지만 선거 중반전을 맞아 과거의 압도적 우세를 재연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구가 15개인 경북의 경우 당 지도부는 2곳 정도만 경합 열세로 보고 나머지 13곳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했다.

열린우리당도 이 지역에서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대구의 이재용(중-남) 이강철(동갑) 후보와 경북의 이영탁(영주) 추병직(구미을) 권기홍(경산-청도) 박기환(포항남-울릉) 후보 등의 지역에서 치열한 경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경남▼

사실상 전 지역이 경합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TK보다는 속도가 떨어지지만 PK에서도 ‘박풍’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분석이다. 당 자체 조사결과 탄핵 직후 급락한 당 지지도는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탄핵 이전 지지도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부산의 18개 선거구에서 아직 열린우리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5, 6개를 제외한 12, 13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잠정 분류한 상태다.

열린우리당은 부산 경남에서 15석 정도를 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산에서 북-강서갑 등 7∼8곳, 경남에서 김해 갑을과 창원갑 등 7∼8곳을 우세지역으로 분류한다. 박근혜 바람은 아직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게 열린 우리당의 판단이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權永吉) 대표가 출마한 경남 창원을과 구청장 출신인 조승수 후보가 나선 울산 북구에서 지역구 의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이 밖에 부산 금정의 김석준 후보와 경남 거제의 나양주 후보 등이 선전하고 있다고 민주노동당측은 주장한다.

▼호남-충청-강원-제주▼

열린우리당의 강세지역이다. 민주당은 호남의 경우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3배1보’로 호남의 바닥 민심이 꿈틀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남에선 한화갑(韓和甲) 이낙연(李洛淵) 의원 등이 탄핵 역풍을 딛고 열린우리당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호남이건 수도권이건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는 지역구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솔직한 토로다.

열린우리당은 광주에서 1, 2곳, 전남에서 함평-영광, 무안-신안, 나주, 담양-곡성-장성, 목포 등에서 민주당과 경합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북에서는 고창-김제에서 정균환(鄭均桓) 후보가 탄핵 직후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경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충청에서는 탄핵 역풍과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경우 인지도 등 개인경쟁력 측면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자민련 등 다른 당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어 판세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원도는 열린우리당 강세 속에 한나라당이 추격 중이고, 제주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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