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캐치프레이즈 최우수상 중학생 김대현

  • 입력 2004년 3월 19일 14시 42분


"전국 곳곳에 제가 지은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내걸린다는 게 너무 기분 좋아요."

행정자치부가 17대 총선을 앞두고 최근 실시한 총선 캐치프레이즈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대현군(14·전남 해남군 현산중 1년).

전국에서 모두 5319점이 응모한 가운데 김 군은 '작지만 큰 힘, 당신의 깨끗한 한 표입니다'란 표어로 최우수상과 함께 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꼬박 1주일이 걸렸어요. 표어 6개를 만든 뒤 가족회의에서 1개를 골라 응모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독서와 동시 짓기가 취미인 김 군은 그동안 각종 행사 표어 공모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다. 2년 전 국가보훈처가 주최한 표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표어로 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은상을 받기도 했다.

김군은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들이 돈을 뿌리고 서로 헐뜯으며 싸우는 것을 보고 유권자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유권자들이 투표에 꼭 참여해서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한다는 취지로 표어를 지었다"고 말했다.

김 군이 다니는 현산중학교는 전교생이 90명인 전형적인 농촌 학교. 이원섭 교장은 "학원도 다니지 않고 과외도 받지 않는 대현군이 최고상을 받아 너무 대견스럽다"면서 "시골의 조그만 학교가 전국에 알려져 전교생들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관인 막내 외삼촌의 모습이 너무 좋아 앞으로 경찰관이 되는 게 꿈이라는 김군은 "내가 만든 표어로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졌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김 군의 어머니 강성덕씨(36)는 "가족회의에서 상금을 뜻있는 일에 쓰기로 했다"면서 "대현이가 다니는 학교에 책 구입 비용으로 일부를 기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남=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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