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 팀으로 새 외교안보 될까

  • 입력 2004년 1월 30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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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11개월 만에 정부 외교안보라인이 전면 교체됐다. 대미외교, 이라크 파병, ‘자주 대(對) 동맹’ 파동 등 나라를 흔들었던 그간의 혼란을 고려하면 개편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이번 인사로 청와대가 불협화음을 제거하고 시대와 상황에 걸맞은 국익외교를 주도할 채비를 갖추었느냐는 것이다. 외교안보 분야의 혼란이 청와대 참모들의 시각차,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의 갈등에서 빚어졌다는 것이 정설인 만큼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다양한 견해를 수렴해 최선의 정책을 도출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들어가고 나간 인물들의 면면을 볼 때 새 외교안보라인을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특정 인사에게 결과적으로 더욱 힘이 실리게 된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특정 성향의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외교보좌관 인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의 ‘미국 색채’가 대폭 준 것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을 잘 아는 참모들을 퇴진시키면서 “앞으로 주한미군 재배치 등 국방 현안에 집중하겠다”고 한 청와대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라크 파병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군 출신 가운데 대표적인 미국통인 김희상 국방보좌관을 퇴진시킨 것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총괄 역할을 하는 권진호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의 책임이 무겁다. 이견이 있을 경우 수렴과정을 거쳐 하나로 모으는 조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최소한 청와대 참모들이 자중지란을 일으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는 잘못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인사에 대한 여러 갈래의 우려를 불식시킬 책임은 새 외교안보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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