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아세안+韓中日' 외교]中-日과 ‘안보 협력’도출 성과

  • 입력 2003년 10월 8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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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8일 발리 하야트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박경모기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8일 발리 하야트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발리=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오후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6일부터 시작된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 중국 일본’ 정상외교 일정을 모두 마쳤다.

취임 후 첫 다자 정상외교에 나선 노 대통령은 이번에 중국 일본과 안보 분야까지 협력관계의 폭을 넓히는 성과를 거뒀다.

북핵 문제의 경우 노 대통령은 중국측에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북한 설득을 거듭 요청했고, 일본측에는 한일간 공조 균열을 노린 북한의 ‘6자회담 일본 배제’ 주장에 맞서 한미일 공조 원칙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나 회담 과정에서 중국이 ‘인내’를 강조한 반면, 일본은 대량살상무기(WMD) 억제를 포함한 ‘압박’ 쪽에 무게를 두는 등 미묘한 시각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이 목표이고 한반도에서 큰 혼란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면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와 별개로 동북아 지역에서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이 처음으로 14개 분야에 걸친 공동선언문을 이끌어낸 것은 향후 3국 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對) ASEAN 관계에 있어서는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일본 인도의 적극적인 행보에 밀리면서 해외투자 규모에서 두 번째인 ASEAN 시장을 잠식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 이번에 ASEAN 10개국과 불가침조약의 성격을 띠는 ‘동남아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ASEAN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일본과 인도 역시 ASEAN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교섭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우리 정부는 FTA 추진문제를 포함한 전문가 연구그룹의 구성을 제안했을 뿐 교섭 개시 시한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농업분야 경쟁력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농업 구조조정이 진행중이어서 한 발 뒤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 국내에서 신속하고 근본적인 농업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농민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발리=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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