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세계]WMD 확산방지 PSI 어떻게 되어가나

  • 입력 2003년 9월 25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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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3일 유엔 총회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 단계에서는 이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유엔 결의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PSI를 국제 체제(Regime)로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이 PSI 구상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테러단체가 WMD를 이용한 제2의 9·11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을 사전에 막자는 것이 큰 명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북한의 주 수입원인 미사일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

미국은 현재 마약, 위조지폐를 실은 배의 움직임에 대해 국제법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단속하는 방안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미사일 수출에 대한 단속이 어려운 국제법의 미비점을 PSI를 통해 보완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스페인 군함을 동원해 예멘으로 가던 북한의 미사일 선적함 서산호를 예멘 부근 공해상에서 억류했다가 곧바로 풀어준 것도 국제법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에 따라 일단 뜻을 같이하는 동맹 및 우방국들과 PSI를 추진할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PSI의 효력은 현재 이에 참여하고 있는 11개 국가의 영해나 영공에만 한정된다. 미국은 PSI를 핵확산금지조약(NPT) 등과 유사한 국제적인 체제로 발전시킬 경우 WMD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 12일 스페인에서 열린 1차 PSI 회의에선 WMD 확산방지를 위한 회원국간의 의지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운영방안 등에 관한 협의를 가졌다.

7월 10일 호주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는 회원국간 정보공유 및 WMD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선 10여차례의 합동훈련 실시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PSI 참여국이 늘수록 PSI의 실질적인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 참여국의 폭을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PSI란…불법무기 실은 선박 수색 구상▼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불법무기나 미사일 등을 실은 항공기 및 선박을 압수 수색한다는 구상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5월 31일 폴란드에서 가진 연설에서 “테러단체가 WMD를 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 공조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스페인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11개국이 PSI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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