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5일제 정부안 수용”

입력 2003-07-21 18:34수정 2009-10-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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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실시와 관련해 정부안을 반대해 오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이 정부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공식 입장을 바꿨다.

전경련 현명관(玄明官) 부회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정부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방향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안대로라도 빨리 결정돼 더 이상 경영환경이 불안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전경련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해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재계의 공식 입장이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이날 노사문제의 주무단체인 경총도 전경련과 목소리를 맞춰 주5일 근무제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날 “주5일 근무제가 각 사업장 임단협에서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어 정치권이 관련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두 경제단체가 정부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최근 금속노조 산별교섭에서 ‘임금 삭감이 없는 주5일 근무제’가 합의돼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A그룹 관계자는 “최근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가 여러 사업장에서 받아들여지자 재계는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 입법안이라도 통과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차선책’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늦어도 8월 15일까지는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2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동계와 정부가 다시 한번 노사정위원회에서 절충하도록 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다음달 15일까지 국회에서 주5일 근무제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경우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중소기업의 실정을 감안해 중소기업 지원 특별법을 당론으로 확정한 다음 주5일 근무제 법안과 함께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총무가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 처리시한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역시 주5일 근무제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 입법안이 노사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정세균(丁世均)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주5일 근무제를 둘러싼 노사의 대립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중지하고 정부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노사 양쪽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를 주장하며 연월차휴가 축소, 생리휴가 무급화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 입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노동계는 주5일 근무제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총파업 등으로 맞선다는 계획.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최병렬(崔秉烈) 대표에게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을 묻고 7, 8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노사정이 주5일 근무제를 다시 논의하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 재계의 요구를 수용해 법안을 강행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주5일 근무제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본회의에서 처리가 유보될 때까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해 놓은 상태다.

민주노총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5일 근무제 도입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명동성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어 23일 오후에는 임금 및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전국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 법안 강행 저지를 촉구하며 4시간 동안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했다.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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