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기조실장에 서동만 교수

  • 입력 2003년 4월 30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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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선임된 서동만 상지대 교수.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선임된 서동만 상지대 교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0일 국정원 기조실장에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를 당초 알려진 대로 강행 임명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인사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반발 등 파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내용 발표= 청와대는 이날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 임명에 따른 국정원 수뇌부 후속인사를 확정, 발표했다.

▼관련기사▼

- 서동만 임명에 엇갈린 민주당 반응
- 정국 '서동만 임명' 대치
- 민주당 부대변인 "국정원 개혁에 적임"

이날 인사에서 1차장(해외담당)에는 염돈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국정원 출신, 전 독일공사), 2차장(국내담당)에는 박정삼 굿데이신문 대표(전 한국일보 취재본부장)가 각각 임명됐다. 3차장(대북담당)에는 김보현 현 차장이 유임됐다.

▶인사배경 설명= 대통령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특히 국회 정보위원회가 '부적합' 의견을 냈던 서동만 교수를 기조실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 "서 교수의 경우 고영구 국정원장이 신뢰한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기조실장에 임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한나라당은 서 교수가 과격하고 친북적이라고 얘기하지만 우리가 볼 때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특히 북한을 잘 아는 것과 친북은 달라 한나라당 생각이 우리와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 교수는 통일, 안보분야의 전문가로 개혁성향의 인물이어서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반응= 한나라당은 서동만 교수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에 대해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규택 총무는 박희태 대표권한대행과 구수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숙의중이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는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규택 총무는 "노대통령의 오기가 극에 달했다. 전부 다 보이콧하는 쪽으로 간다. 우선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 결의안을 5월초 이틀 정도 국회를 열어 처리하고, 장내 규탄대회는 물론 장외 규탄대회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도대체 노대통령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내심 서동만을 임명하지 않겠나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로 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정찬용 인사보좌관 국정원 후속인사관련 설명▼

-박정삼씨 때문에 시간 걸렸어요.

-서동만씨 많이들 논란 있었죠. 쓰기도 했고, 독자들도 읽었습니다. 한나라당이 말한 것과 많이 다릅니다. 과격하고 친북적이지 않고 온건하고 합리적입니다. 북한을 잘 안다는 것과 친북하고는 다릅니다. 한나라당이 지적한 사유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엇갈렸죠, 갑론을박이 있었어요. 나 임명할 때도 그러지 않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보 및 대북전문가로서의 풍부한 소양과 전문지식 중요하게 여겨 임명하게 됐습니다.

-2배수를 갖고 가서 재가를 받았습니다. 1순위, 2순위 있죠. 서동만씨는 1순위입니다. 대통령께서 1순위 잘했다고 했어요. 기조실장은 원장을 보필해서 국정원 개혁을 추진하는 핵심간부입니다. 다른 자리는 특수성이 있지요. 1차장은 해외.... 기조실장은 국정원 조직을 원장 보필해서 개혁해야 할 사안이죠.

-반미라, 글쎄요. 확실합니까. 반미. 비판적일 수 있겠죠, 미국이 소파라든가 이런 문제로 우호적 협력관계 아닌 발언하면 비판할 수 있죠. 그렇다고 반미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악화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일 아니고도 많은 악화가 있었잖아요. 국회와 행정부는 협력관계로 가야하고, 긴장 견제관계로 가야 하는데, 이것도 그럴 수 있는 소지는 되겠죠.

-그래도 나라가 큰 나라인데 그런 것까지 본답디까. 국제정치학적 힘의 세력관계를 보고 하지 개인문제가 그렇게 중요할까요. 이 분이 적극적인 반미론자도 아니고 미국의 정책에 조금 비판적인 정도인데 그걸 이유로 정보를 준다 안 준다 하면 그 사람들이 잘못된 거죠.

-2차장은 2순위였어요. 여러 언론인 출신 중에서 박정삼이라고 하는 언론인도 상당히 적절한 사람입니다. 한국일보 오래 근무했고, 국민일보도 했고, 그 전에 무슨 핀토스 단장도 했어요. 개인 회사 봉명에너지에서 기조실장 한 경력도 있고, 여러 조직 다뤄본 추진력 있는 사람이라 해서 2순위인데도 발탁했습니다.

-주로 고영구원장 의견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고원장은 기조실장으로 발표된 서교수와 상당히 오랫동안 청문회 준비 해봤는데 매우 침착하고 온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어요. 국회 등에서 공격했는데, 자기가 보기로는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청문회 과정에서 깊숙이 논의했다고 했어요.

-국정원장도 강원도, 1차장도 강원도, 그렇지만 괜찮을 겁니다. 염돈재 차장은 통독과정에 연구와 정리가 잘 돼있는 사람이고, 국정원 내부에서도 염돈재씨가 좋겠다는 우선순위가 있었습니다.

-서동만 교수에 대해선 국정원장의 백업이 있었고, 대통령이 결정했습니다. 굉장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정무 쪽에서는 국회가 부담되니까 반대했지요.

▶프로필

▼염돈재(廉燉載) 1차장 = 강릉상고, 연세대 정외과 졸업. 1968년 중앙정보부 5기 수석합격. 6공 때 북방정책 추진 막후 실무 역할. 박철언 정무장관의 보좌 역할하며 한-러 수교 등 추진. 90년 독일공사로 나간 뒤 독일통일 과정 지켜봄.

▼박정삼(朴丁三) 2차장 = 광주일고, 서울대 철학과 졸업. 정찬용 인사보좌관의 고교 선배. 정 보좌관은 "대학 때 처음 알았다. 한국일보 뒤 대머리 술집이라고 있었는데, 거기서 외상 술 많이 얻어 먹었다"고 회고.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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