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의도]美제재 움직임에 무력시위?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54분


코멘트
북한이 24일 동해상에서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26일에도 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관측돼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 단계에선 일단 북한이 심각한 군사도발을 의도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내외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이 모종의 메시지를 대외에 전달하기 위해 무력 시위를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매년 동계훈련 등을 통해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해 왔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선 동해보다는 서해에서의 발사가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발사가 통상적인 훈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이번 발사가 북한 전투기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4일 만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이루어진 점을 들어 북한이 다분히 계획적인 군사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이 17일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담화릍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시 정전협정 의무 이행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후속 군사 조치’를 통해 이 같은 선언이 ‘허풍’이 아님을 보여주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에 맞춰 관심을 끌어보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보다는 한국의 새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의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 등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한 북-일 평양선언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도 “미사일 기술 향상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25일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는 미국에 의한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일깨워준다”며 “대만과 일본, 한국은 모두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비동맹운동회의(NAM)에 참석한 미국의 찰스 트와이닝 전 가나 대사는 시험 발사 시기가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과 노 대통령 취임식과 맞물린 데 대해 “매우 수상하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