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교한 우라늄탄 기술확보 가능성…辛국정원장 증언 파문

  • 입력 2002년 10월 26일 07시 28분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이 24일 국회정보위원회에서 한 비공개 증언은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의 주장대로 북한이 이미 농축우라늄을 다량 확보했고 이를 이용해 우라늄탄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에 대해 ‘확인불가’ 혹은 ‘초보단계’라고 말해온 정부의 설명이 ‘여론무마용’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개발 시인 이후에도 ‘햇볕정책’에 대한 집착을 보여온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면수정요구를 받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에도 북한이 이미 우라늄탄의 최종 제작 단계까지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해왔다. 플루토늄탄은 동위원소의 불안정성과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기폭장치 때문에 우라늄탄보다 훨씬 많은 핵실험이 요구된다. 반면 플루토늄탄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제작과정도 그리 힘들지 않은 우라늄탄의 경우는 몇 차례의 사전 핵실험만으로도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것. 특히 1980년대부터 플루토늄탄 개발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유한 북한이 우라늄탄을 만드는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핵무기는 핵물질(농축우라늄, 플루토늄) 확보와 탄두 설계가 함께 진행되며 핵물질을 확보해 가공작업이 마무리되면 즉시 핵탄두에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신 원장의 판단대로라면 북한은 이미 확보한 10∼30㎏의 농축우라늄을 개발 완료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핵탄두 케이스에 담는 것만으로 1∼3개의 우라늄탄을 즉각 제조, 보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남은 문제는 북한이 운반체인 스커드나 대포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의 크기와 무게를 1t 이하로 줄일 수 있겠느냐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파키스탄에 가우리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대가로 정교한 우라늄탄 설계기술을 습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북한이 보유 우라늄으로 우라늄탄을 제조할 경우 그 규모는 20㏏가량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폭약 2만t에 해당하는 위력으로 지상 1㎞에서 폭발할 경우 반경 3∼4㎞ 이내가 초토화된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