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對北 유화정책 비판 "뇌물은 효과없어"

  • 입력 2002년 10월 22일 23시 19분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조지 멜로언은 22일 ‘평양의 배반은 뇌물이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대북한 유화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다음은 요약.

북한은 1994년 미국과 일본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를 보유할 단계에 있다며 미국 일본 한국에 대해 식량 연료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그 결과 북한에 2기의 경수로 등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 제네바합의가 체결됐다.

그러나 제네바합의는 중동평화 이행과정을 규정한 93년 오슬로협정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테러 재개로 무산되고, 북아일랜드 평화를 위한 98년 굿프라이데이협정이 아일랜드공화군(IRA)의 무장해제 거부로 휴지 조각이 된 전철을 따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IRA가 속임수를 쓸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면서도 굿프라이데이협정을 체결했다. 가여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을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미 손상을 입은 ‘햇볕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큰 범죄자들은 변하기가 어렵다. 이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 것은 필경 실망과 더 나쁜 결과를 낳을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슬로협정에서는 아라파트 수반이 권좌에 복귀하는 것을 (당시 협상 파트너들이) 너무 어리석게 봐 넘겼다. 아라파트 수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지배하게 한 것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에게도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 IRA를 북아일랜드 의회에 진출하도록 허용한 것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었다. 김정일 정권에 식량 연료 돈을 제공함으로써 폭압적인 정권을 연장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 세 경우는 모두 뇌물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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