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착공일자 최대 쟁점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47분


제2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남북 양측 대표들은 29일에도 실무 접촉을 갖고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공사 착공 날짜를 비롯한 각종 남북 협력사업의 시간표를 만들기 위한 막판 절충을 벌였다. 실무대표 접촉은 30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창련 국가계획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29일 저녁 남북대표단 공동 만찬에 참석하면서 “몇 가지 근본문제에 대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남북 실무대표들이 언성을 높여가며 대립한 최대 쟁점은 예상대로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도로 공사의 착공일자 확정 문제였다. 철도 도로공사의 착공일자를 확정하려면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내 공사에 필요한 군사보장합의서 발효에 동의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진통이 불가피한 사안이었다.


북측은 일단 추석(9월21일) 직전에 경의선과 동해선을 착공하자는 남측의 입장에 어느 정도 호응했지만, 구체적인 날짜 확정 요구에는 답변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북측으로서도 착공날짜 합의는 쌀지원의 규모 및 시기와 맞바꿀 수 있는 카드인 만큼 마지막까지 밀고 당길 여지를 남기려했다는 것이다.

우리측도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철도 및 도로 연결 일정을 먼저 확정하고, 군사실무접촉 일정과 접촉방식은 군당국으로 넘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보장합의서 교환을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우회’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우리측은 또 북측이 경의선과 동해선 착공날짜 합의에 어느 정도 호응하느냐를 봐가며 대북 쌀지원 규모를 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접근했다. 일단 쌀 지원 규모를 30만t에서 출발하지만 북측의 태도에 따라 ‘+ α’를 줄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북측도 평양의 결심을 받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회담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철도 도로 연결공사 착공날짜를 ‘9월 중순’까지 접근시켜놓고 막판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합의 결과에 따라서는 우선 경의선의 연내 연결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의선 연내 연결은 상징적 효과를 넘어 남북의 ‘현실적인 상설 연결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남한의 정권교체 이전에 남북관계의 기반을 닦아놓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 양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협의를 갖고 있어 이번 회담의 의제인 임진강수해방지, 금강산댐공동조사, 개성공단 건설 등 기타 의제들도 별 어려움 없이 30일 발표될 공동보도문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해 마련된 남북간의 각종 협력기구들이 정상화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조심스럽지만 이번 회담이 좋은 결말을 지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북측이 종전과 달리 이번엔 첫날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제 외에 합의문 초안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고 있으며, 남북간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사인이라는 것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의견접근 사항
주요 협의사항의견 접근 내용
경의선 동해선 착공일자·추석(9월21일)직전 착공 (착공 이전 DMZ이용 군사보장각서 교환 위한 군사실무접촉 개최)·동해선 연결지점 확정
개성공단 건설·민간 건설을 위한 당국지원
임진강 수해방지·9월중 2차실무협의 개최
4대 경협합의서 발효·조속한 발효 추진
그밖의 경제협력문제·대북 쌀지원 규모 및 시기·금강산댐 실무협의 날짜
대북전력 지원문제·공동조사부터 시작 필요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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