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뭘 논의하나]남북관계 일정표 마련 주력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43분


12일 개최되는 7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시작으로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실무회담이 끝나는 20일까지 남북은 당국 및 민간차원의 접촉을 말 그대로 쉴틈 없이 이어가게 된다.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재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일련의 접촉을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임기 말까지의 ‘남북관계 일정표’를 만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장관급회담 관전 포인트〓북한은 장관급회담 실무접촉에서 부산아시아경기 참가 의사를 밝힐 정도로 각종 남북교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본 게임인 장관급회담에서는 수많은 합의사항이 양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실무접촉 공동보도문을 통해 합의한 ‘협의대상’만도 이산가족 상봉에서부터 임진강 수해방지문제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각종 남북당국간 회담이 수많은 합의사항을 쏟아냈지만 결국은 실천이 문제였다.

통일부 이봉조(李鳳朝) 통일정책실장이 “새로운 합의보다는 합의된 의제를 구체화해 ‘손에 잡히는’ 실질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번 회담의 성과는 원론적인 합의가 아니라 실행을 위해 어떤 ‘타임 테이블’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의선 철도부터 시작한다〓정부가 가장 심혈을 쏟는 현안은 경의선 철도 및 도로연결 문제. 경의선 연결은 단순히 길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교류협력을 제도화하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의선을 연결할 경우 남북간의 숙원 사업이며 이번 회담의 목표이기도 한 △남북 철도 및 도로연결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개성공단 추진 등을 한꺼번에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의선 연결과정에서 군사적 신뢰구축 작업을 병행하고, 경의선 연결지점에 항구적인 이산가족 상봉면회소를 만들 수 있으며, 개성공단으로 공사자재를 실어나르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의선 연결은 반드시 관철해야 할 키워드라는 것이다. 정부 내에는 특히 경의선 연결을 ‘햇볕정책의 상징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 남북은 비무장지대 내 공동작업 규정을 담은 ‘군사보장 합의서’에 합의했지만 서명은 하지 못했다.

다만 북측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할 경우 철도(12㎞)는 4개월, 도로(12㎞)는 12개월 만에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잘하면 연내에 철도연결을 마칠 수도 있다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희망이다.

▽남북 민간행사〓장관급회담에 이어 열리는 8·15 민족통일대회는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에 대한 북측의 답례 성격이 강하다.

물론 북한은 이번 행사를 ‘민족대단결’의 기회로 강조하는 등 내부 선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북측의 돌출행동 가능성도 있다. 북측이 특히 이번 행사를 주한미군 철수와 서해교전 이후 강조해온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선전기회로 활용할 경우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태도로 행사에 참여할지는 북한의 향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가늠하는 주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실무접촉에서 남북은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규모와 이동방법, 숙소, 신변안전보장 등의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주의 남북접촉 일정
일시주요 행사비고
8.127차 남북장관급회담 1차회의북측 대표단 서해직항로 이용 서울 방문
13장관급회담 2차회의, 참관(관광)공동 석식
14장관급회담 3차회의. 공동발표문 합의(예정)북측 대표단 귀환
북측 8·15민족통일행사 대표단 서울방문100명, 서해직항로 이용
158·15 민족통일대회합동예술공연 및 북측 예술단 공연
168·15 민족통일대회부문별 토론회 및 일본문제 학술토론회
17북측 8·15행사 대표단 귀환한강 유람선 관람
부산아시아경기 관련 실무접촉(예상)금강산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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