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서울-경기-제주 1%P안팎

  • 입력 2002년 5월 26일 18시 37분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실시한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는 24, 25일 양일간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접전지역인 서울 경기 대전은 각 800명 이상씩, 나머지 지역은 각 500명 이상씩 조사했다. 총 9217명의 유권자가 조사에 응했다. 서울 경기 대전지역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이며 나머지 지역은 ±4.3%포인트이다. 설문내용 및 자세한 조사결과는 동아일보 인터넷신문인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볼 수 있다.특별취재반》

▼영-호남 분할구도 여전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영호남 분할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동부권벨트에서 민주노동당이 우세를 보인 울산을 제외하곤 부산 대구 강원 경북 경남 등 5곳에서 압도적 우세에 이어 자민련지역인 충북과 인천까지 넘보는 반면 민주당은 텃밭 호남권에서만 우세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경우 유일하게 충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판세는 동서분할구도의 고착화를 넘어 호남고립화로까지 비쳐질 수 있는 결과이다.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바람’은 아직까지 지방선거전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신민주대연합’ 구상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민주당의 영남권 공략은 난관에 부닥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분수령은 수도권 표심의 향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말 대선에 결정적 변수가 될 서울과 경기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1%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어 양당은 수도권 선거에서 최종 승부를 걸 전망이다.

앞으로 변수도 적지 않다. 우선 ‘홍(弘)3 게이트’로 인한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과 한나라당의 반사이익이 월드컵 기간의 여야간 정쟁중단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수도권 선거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령대별 선호 정당이 뚜렷하게 다른 수도권의 경우 특히 선거당일 투표율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간의 ‘IJP 연대’가 충청권과 수도권 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다.

▼경기-대전 지지정당 무응답 50% 넘어

시도별 정당 지지도와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국적인 정당지지도(한나라당 27.6%, 민주당 19.2%, 자민련 1.9% 등)를 반영하듯 한나라당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수도권 영남권 충청권 등 12곳에서 지지도 1위를 달렸다. 특히 서울 경기 대전 제주 등 접전지역 4곳 중 제주를 제외하곤 모두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3.9∼7.4%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호남권 3곳과 제주에서만 정당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자민련은 충남에서 한나라당에 이어 2위를 한 것을 제외하곤 대전과 충북에서조차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지지정당에 대한 무응답층 비율은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접전지역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경기 대전 제주의 경우 무응답층이 50%를 넘어 전국 평균치(49.4%)를 웃돌았고 대전의 경우 무응답층 비율이 61.2%에 달했다. 자민련 소속 최기선(崔箕善) 현 시장의 구속 수감으로 자민련 후보가 없는 인천도 무응답층이 53.8%로 꽤 높았다.

▼"투표 의향" 84%…월드컵영향 실제론 낮을듯

유권자들이 6·13 지방선거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지적과는 달리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57.3%가 ‘반드시 투표한다’고 답했고 ‘가능하면 투표한다’는 응답도 26.3%로 나왔다.

그러나 83.6%의 투표 의향자가 실제로 모두 투표장에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월드컵 열기 등으로 인해 역대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95년과 98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각각 68.4%, 52.7%였다.

특히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수도권 접전지역.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에 민주당 지지자가 많아 이들의 투표참여 여부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경기의 경우 ‘반드시 투표한다’는 적극적 투표층만을 대상으로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각각 9.6%, 6.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석 / 이명박

▼서울:30대이하 김민석-40대이상 이명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32.1%)와 민주당 김민석 후보(33.9%)가 지지율 오차 범위 이내의 혼전을 벌이고 있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이 후보(35.0%)가 김 후보(29.0%)를 앞섰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의 11일 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두 후보는 또 연령별, 계층별, 소득별, 지역별로 뚜렷한 지지도 분포의 차이를 보여줬다.

김 후보는 20대(40.9% 대 19.4%)와 30대(51.6% 대 21.6%)에서 지지율이 높았고, 이 후보는 40대(40.3% 대 26.7%)와 50대 이상(48.5% 대 16.2%)의 선호도가 높았다.

김 후보는 화이트칼라(48.0% 대 25.1%)에서, 이 후보는 자영업자(45.8% 대 27.4%)에서 강세를 보였다. ‘중졸 이하’에선 이 후보가 32.5% 대 19.0%로 앞섰지만, ‘대재 이상’에선 40.6% 대 28.3%로 김 후보가 앞섰다.

또 월 평균소득 ‘150만원 이하’에선 32.5% 대 19.0%로 이 후보가 높았고, ‘151만∼250만원’에선 42.7% 대 30.8%로 김 후보가 앞섰다.

지역별로는 강서 관악 구로 금천 동작 양천 영등포구 지역에선 김 후보(41.1%), 마포 서대문 용산 은평 종로 중구 지역에선 이 후보(40.5%)가 앞섰다. 나머지 지역은 엇비슷했다.

한편 이 후보 지지자 중 70.5%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김 후보 지지자 중 50.9%만이 투표 필참 의사를 밝혔다. 바람직한 서울시장감을 묻는 질문에서는 ‘경륜과 추진력이 있는 후보’(48.5%)가 ‘젊고 개혁적인 후보’(43.7%)를 꼽은 사람보다 조금 많았다.

손학규 / 진념

▼경기:손학규 박빙 우세…45%가 부동층▼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와 후발 주자인 민주당 진념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무응답률이 45.4%나 돼 더 더욱 예측을 불허한다.

손 후보는 40대 이상에서, 진 후보는 30대 이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30대의 경우 33.5%가 진 후보를 지지한 반면, 손 후보 지지율은 21.8%에 머물렀다. 그러나 40대 지지율은 손 후보(36.1%)가 진 후보(24.4%)보다 훨씬 높았다.

성별 지지율 격차도 뚜렷하다. 여성은 25.2%가 손 후보를, 17.8%가 진 후보를 지지한 반면 남성은 32.5%가 진 후보를, 27.1%가 손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했다.

여성(54.2%)과 중졸 이하(63.9%), 그리고 원적이 서울 경기 인천인 사람들(50.4%)의 무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는 손 후보(28.8%)가 진 후보(23.2%)를 근소한 비율(5.6%포인트)로 앞섰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56.4%가 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점친 데 비해 진 후보의 당선을 전망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38.1%에 그쳤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지지자 중 손 후보 지지자는 63.9%,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지지자 중 진 후보 지지자는 48.0%였다.

다만 바람직한 지사감으로는 59.5%가 ‘경제를 알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후보’를, 27.4%가 ‘개혁적이고 정치 경험이 풍부한 후보’를 꼽았다.

염홍철 / 홍선기

▼대전-염홍철 前시장, 홍선기 現시장 앞서▼

지지율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인 염홍철 전 시장이 자민련 홍선기 현 시장을 3.5%포인트 앞섰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홍 후보가 33.2%로 염 후보(23.5%)를 10%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무응답률이 44.6%에 이르러 앞으로 변수는 많다.

염 후보는 대학 재학 이상에서 29.8% 대 21.9%로, 월소득 251만원 이상에서 33.4% 대 21.2%로 홍 후보를 앞섰다. 반면 중졸 이하와 월소득 150만원 이하에서는 홍 후보 지지율이 다소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홍 후보(22.1%), 민주당 정하용 후보(17.6%), 염 후보 지지(17.3%)로 분산된 점이 특징.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지지자 중에도 민주당 정 후보(9.6%) 보다 자민련 홍 후보(29.4%)를 지지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김종필-이인제 연대’ 움직임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38.6%가 ‘영향 없음’, 26.6%가 ‘긍정적 영향’, 16.9%가 ‘부정적 영향’이라고 응답했다.

우근민 / 신구범

▼제주:우근민-신구범 ´숨은1%´ 확보 혈전▼

민주당 소속 우근민 현 지사(31.7%)와 한나라당 소속 신구범 전 지사(30.9)가 ‘숨은 1%’를 확보하기 위한 혈전을 벌이고 있다.

북제주군은 38.3% 대 26.1%로 우 후보를, 남제주군은 27.3% 대 18.1%로 신 후보를 더 지지했으나 도시 지역은 근소하게 엇갈렸다. 제주시에서는 신 후보가 34.8%, 우 후보가 33.6%의 지지를 얻었고 서귀포시에서는 우 후보가 29.4%, 신 후보가 26.3%의 지지를 받았다.

30대에선 우 후보가, 40대에선 신 후보가 각각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또 화이트칼라의 지지율은 41.7% 대 29.9%로 신 후보가 앞선 반면 자영업자의 지지율은 38.6% 대 27.6%로 우 후보가 앞섰다. 원적이 제주가 아닌 사람들은 우 후보 선호 현상이 뚜렷했으나, 제주 토박이들의 지지도는 신 후보(33.6%)와 우 후보(31.4%)가 비슷했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신 후보 지지율(47.9%)과 민주당 지지자의 우 후보 지지율(45.5%)도 비슷했다.

송철호 / 박맹우

▼울산:민노당 송철호 38.8%로 선두▼

민주노동당 송철호 후보(38.8%)가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26.0%)에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때문인지 노무현 대통령후보 지지자의 53.2%가 송 후보를 지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에선 송 후보, 50대 이상에선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직업별로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송 후보의 경우 사무직 노동자(47.6%)와 블루칼라(45.3%), 학생층(51.0%)의 지지가 높았다.

반면 울산시청 국장 출신인 박 후보는 농림수산업(36.3%)과 기타 계층(36.3%)에서 우세를 보였다.

월 150만∼250만원의 소득층에는 송 후보가 51.4%로 박 후보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송 후보는 또 지역별로도 울주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송 후보의 경우 투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소극적 투표층이 42.9%로 박 후보(19.8%)에 비해 훨씬 많았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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