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부시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3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95분간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다음은 한미 양국 정상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한 두 정상의 대화록을 분야별로 정리한 내용.

▼대북인식▼

▽부시 대통령〓나는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치하는 정권, 투명하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정권, 그리고 이러한 정권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북한주민들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북한주민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를 상대로 표현하기 전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내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김 대통령〓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희망하고 있으며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고 서방국들과의 외교관계를 확대하는 등 변화와 개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햇볕정책▼

▽김 대통령〓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나는 김 대통령에게 내가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는 것, 그리고 북한이 아직까지 햇볕정잭을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것을 분명히 말했다. 김 대통령이 시작한 이산가족 상봉은 매우 긴요한 문제이고 현재 3600가구가 넘는 이산가족이 아직까지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미동맹▼

▽김 대통령〓우리는 한미동맹관계가 안보협력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확대 발전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만족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미국은 한국의 안보에 대해 굳건한 공약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공약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 우리는 또한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해서도 역시 의심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문제▼

▽김 대통령〓우리는 과거부터 북한과 관련된 대량살상무기,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그동안 보도를 통해 다소 시각차가 있는 것 같이 알려진 것은 오늘 부시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완전한 이해에 도달했다.

▽부시 대통령〓북한 정권은 대량살상무기를 계속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나는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북한의 가까운 이웃에 미국과 가장 친한 우방인 한국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 안정▼

▽부시 대통령〓미국은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 우리는 오로지 방어적인 자세에 있을 뿐이다. 비무장지대 건너편에위협세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어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이다.

▽김 대통령〓부시 대통령이 강력한 대북 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 국민 일부의 우려도 부시 대통령의 그런 말씀으로 불식됐을 것으로 믿는다.

▼대북 대화▼

▽김 대통령〓북한이 하루속히 대화에 응해서 남북간 북-미간 대화가 열리기를 바란다. 남북간에는 지난해 9월15일 제5차 장관급회의에서 합의됐던 이산가족상봉 경의선 복원 등 10가지 합의사항이 조속히 실천되기를 바란다.

▽부시 대통령〓미국 역시 북한과 대화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실제 이를 진행시키기 위해 우리 외교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대북 대화 의지는 아직도 유효하다.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가 재개의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화를 하건, 하지 않건 우리는 북한에 대해 계속해서 식량지원을 할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는 북한주민과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북한주민을 돕고 싶다. 독재정권이 바로 우리의 논의 대상이다. 북한주민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인도적 지원을 할 것이다.

▼경제 통상 현안▼

▽부시 대통령〓미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김 대통령에게 말했다. 미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는 한국 경제의 좋은 파트너로 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경제협력 문제라든가 월드컵 문제 등에 대해서도 좋은 논의가 있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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