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정부내 낙관-비관론 엇갈려

  • 입력 2002년 2월 8일 18시 45분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는 19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최근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미관계를 호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어렵게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 낙관론의 기본전제다. 북한이 90년 걸프전 때 미국이 무력을 과시하자 남북대화 테이블에 나왔듯이 이번에도 적절한 계기를 잡아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부시 대통령과 미국 고위 관리들의 잇따른 대북 강경 발언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미정상회담 실무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한 정부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 와서 한미 동맹을 과시하고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 우리로서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내에는 한미 양국간에 북한정권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차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섣불리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비관적 분위기도 적지 않다.

집권 말기에 있는 김대중(金大中) 정부와 집권 초기에 있는 부시 대통령의 정치 역학 관계로 볼 때 부시 대통령이 현 단계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전폭 지원을 다짐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간 긴장이 잠시 미봉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재발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평소 대북관으로 볼 때 이번에도 불쑥 강경발언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낙관론과 비관론 근거
낙관론비관론
△한미 동맹 중시하는 미 공화당 노선
△전쟁지도자 이미지 불식시키려는 부시의 전술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 위한 미국의 전략
△햇볕정책의 대안부재론
△부시 대통령의 첫 방한
△북한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
△한국 내 반미여론 악화
△2003년 끝나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 선언
△정권 말기의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비협조적 태도
△햇볕정책의 성과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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