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출신 대부분 복귀…내달초 개각

  • 입력 2002년 1월 15일 19시 0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개각과 관련,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개각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대통령에 대한 각 부처의 업무보고가 2월4일부터 시작되고, 곧이어 설 연휴(2월10∼13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각은 2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권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물론 서울시장 후보 등 당내 경선을 위해 민주당으로 복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 등 일부 장관의 경우 1월 중에도 교체가 가능하지만, 이는 보각일 뿐 개각으로 볼 수 없다는 것.

▽개각 폭〓전면 개각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김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후 처음으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데다 양대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대폭 쇄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공정선거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새 내각은 정치색을 탈피한, 선거관리내각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면 개각론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 일부 이론도 없지 않다. 특히 경제팀 개편 문제를 둘러싸고 일각에선 “경기상승 국면에서 경제팀을 굳이 교체할 필요가 있느냐. 교체하더라도 기조를 바꿔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여권 내에 개각폭에 대해 다소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의견 차이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개각 시기도 다소 유동적이다”고 전했다.

▽정치인 출신 각료들의 거취〓정치인 출신 각료로는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 장재식(張在植) 산업자원, 유삼남(柳三男) 해양수산, 한명숙(韓明淑) 여성,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한동 국무총리의 경우 본인은 내심 정치 복귀를 검토하고 있으나, 주변에서는 지금은 복귀할 시기가 아니라며 유임을 원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삼남 한명숙 장관은 전국구 의원을 내놓고 입각한 케이스이고, 남궁진 장관은 정무수석비서관에서 옮긴 경우여서 의원 겸직 장관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장재식 장관도 장관직에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적 특성과 관계없이 분위기 쇄신이라는 차원에서 정치인 출신이 장관직에 유임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통일안보팀〓임동원(林東源)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와 한승수 장관,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 등 통일안보팀은 우선 경질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한 장관은 유엔총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고려될 가능성도 있다.

홍순영 장관에 대해서는 민주당 등 여권으로부터 현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 기조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임동원 특보에 대해서도 국정원장 재임 중 발생했던 각종 게이트에 대한 문책론이 나오고 있다.

▽경제팀〓진념(陳稔) 경제팀의 경우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유임론이 적지 않다.

물론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경제팀도 모두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팀 개편은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수석의 거취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승모 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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