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개발 어디까지]"사거리 300km 기술력 이미 확보"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9시 01분


22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서해상에서 실시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미사일 개발은 대부분의 국가가 비밀에 부치고 있다. 특히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나라로서는 미사일 개발을 일체 극비에 부치고 있다. 22일 시험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사거리 100㎞의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사실 이외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일본의 ‘호들갑’이 아니었다면 이 역시 공개되지 않았을 사실이었다.

우리 군은 이미 사거리 180㎞의 ‘현무’ 지대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도입된 지대공 미사일 나이키 허큘리스를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하는 ‘백곰’ 사업을 통해 개발된 것. 당시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계획이 발표되자 박 전 대통령이 은밀히 미사일과 핵 개발을 추진한 것.

그러나 미사일 개발의 요체인 관성항법장치 등을 자체 개발하기 어려워 영국과 은밀히 계약을 체결했고 79년에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되는 미국의 압력으로 양산을 하지 못한 채로 흐지부지됐다가 91년에야 한미간 미사일각서를 체결하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관성항법장치 추진체 등을 지원 받았고 이후 ‘현무’의 탄생이 이뤄지게 됐다.

미사일각서는 미사일 개발 및 획득을 사거리 180㎞ 이내로 제한한 내용으로, 북한이 사거리 수천㎞가 넘는 대포동 미사일까지 개발한 상황에서 우리의 ‘미사일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다 올해 초에야 한미간 미사일 지침을 체결하면서 사거리 300㎞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고, 연구 개발에 관한 한 사거리 제한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사거리 180㎞ 미사일로는 겨우 평양에 닿는 정도지만 사거리 300㎞ 미사일은 평북 신의주까지도 공격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우리도 지금이라도 개발에 착수한다면 몇 년 내에 사거리 300㎞짜리 미사일 개발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대공 미사일(SAM) 분야에서도 이미 도태시기를 지난 중고도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측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중거리 대공미사일(MSAM)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군은 고고도 대공 미사일인 나이키 허큘리스를 대체하기 위해 차기 대공미사일(SAMX) 사업을 통해 미국의 패트리어트 개량형(PAC3) 도입을 추진중이나 가격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현재 개발중인 MSAM의 사거리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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