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세균검출” …野 “13곳중 5곳서 오염확인” 주장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8시 29분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전재희(全在姬) 김낙기(金樂冀) 의원 등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서울시 13개 지역 수돗물의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5개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서울대 김상종(金相鍾) 교수 등에 의뢰해 8월 28일부터 2주 동안 서울시내 공공장소와 가정집 등 13곳의 수돗물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3곳 중 3곳은 환경부가 공인하는 세포배양법을 통해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나머지 두 곳은 세포배양법을 사용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세포배양법-유전자검색조합법으로 검출됐다.

이중 송파구 올림픽공원과 구로구 오정초등학교, 노원구 공릉초교, 노원구 상계근린공원 등 4곳에서는 아데노바이러스가,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엔테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과 급성 장염, 유행성결막염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엔테로바이러스는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수족구병, 소아마비, 뇌염, 심근염의 원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세포배양법을 통한 바이러스 검출률은 23.1%로 이는 환경부가 5월 같은 방법으로 실시한 전국 중소도시 수돗물 조사시 검출률 5%보다 4.6배가량 높은 수치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대국민 사과 및 수돗물 끓여먹기 권고문 발표 △바이러스 검출지역 경보발령과 정밀조사 실시 △정부 물관리정책 전면 재검토 △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과 고건(高建) 서울시장 등 관련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과 김상종 교수팀은 이번에 조사한 바이러스 검사 방법이 과연 미 환경보호청(EPA)의 총세포배양법(TCVA)을 그대로 따른 것인지, 다른 형태의 세포배양법인지를 명백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김정우(金正祐) 수질과장은 “수돗물 바이러스 검사는 그 방법이 까다롭고 실험조건과 방법에 따라 검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검사결과가 신뢰성을 갖기 위해선 실험실, 검사인력 등 모든 사항에 대한 공개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김 교수팀이 지난달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지점을 비롯한 동일 수계에서 시료를 채취해 총세포배양법으로 검사한 결과 암사 원수 1곳에서만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에 한나라당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주장하는 지점에 대해 즉시 검사를 실시하고 수도기술연구소의 수질검사 지점을 현재 한달 450개 지점에서 1100개 지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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