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북한 진출한 기업 후회 가장 큰 패배자는 DJ"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46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일 발간된 아시아판 최신호(13일자)에서 북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돈을 떼이거나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하고 이 같은 사태의 가장 큰 패배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김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자유화함에 따라 수십 개의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사업을 시작한 사실을 전한 뒤 “이제 이 같은 계획은 지구상 마지막 스탈린 국가의 기이한 사업환경 속에서 붕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또 “김 대통령의 (대북진출) 요구에 응한 기업들은 이제 이를 후회하고 있다”며 “대우의 붕괴와 현재 진행 중인 현대의 해체에는 대북사업의 혼란과 실패가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김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했던 기업들은 그렇게 행동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북사업의 부담이 없는 삼성이 최근 현대를 제치고 한국 최대의 대기업이 된 것을 예시했다.

이 잡지는 △현대가 금강산관광사업에 6억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나 손실액이 약 4억달러에 이르고 △500만달러가 투입된 대우 남포공장의 가동률은 30% 미만이며 △1000만달러가 투입된 태창의 금강산샘물사업도 북한측의 샘물공급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을 전했다.

뉴스위크는 “한국 기업인들은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초청장을 받기 위해 비공식적인 입국료로 30만∼50만달러를 내야 한다”며 방북이 성사돼도 김일성(金日成) 주석 동상에 대한 의무적 참배와 북한의 시간끌기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북한의 낙후된 항만 철도의 개선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중국보다 비싼 선박수송 비용 등으로 고전한다는 것.

뉴스위크는 “가장 큰 패배자는 아마도 남북분단 종식의 꿈을 갖고 있는 김 대통령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또 독일통일 전 동독이 서구의 TV 등에 노출돼 있었음에도 아직 자본주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춰볼 때 고립의 정도가 더 심한 북한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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