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서울답방 시기는]3월이전 조심스런 관측

  • 입력 2001년 1월 16일 17시 49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비공개리에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정작 관심은 그의 서울 답방 시기로 옮겨지고 있다. 그가 지난해 5월28일 남북정상회담을 보름도 채 남기지 않고 돌연 중국을 방문해 외교현안들을 논의한 전례가 있기 때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김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예상했었으나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템포가 빨랐다"며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서울답방 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빨라진다'는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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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첫 남북정상회담이후 김국방위원장의 답방시기를 줄곧 올 3월경으로 설명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 경제상황 악화와 정쟁(政爭), 북한의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비협조적 태도 등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열의가 식으면서 정부는 김국방위원장의 답방시기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정부는 올들어 김국방위원장의 답방에 앞서 남쪽의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국가보안법 개폐와 대북 전력지원, 남측의 환영분위기 등이 김위원장의 답방을 이끌어내는 변수라는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최근 실무진에서는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올 하반기에 김국방위원장이 답방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류가 더 우세했다.

김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이런 회의적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16일 "서울답방을 위한 분위기 조성은 김국방위원장이 오기 전에도 가능하지만 오히려 먼저 와서 그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며 기류변화가 있음을 감지하게 했다. '분위기 조성→서울 답방'이라는 구도를 깨고 정면 돌파 쪽으로 방향을 바꿨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비친 것은 3월이나 상반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3월 이전 일 가능성도 있는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 고위당국자는 "2월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호 등 실무적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을 적극 지지하는 중국은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적극 권유할 것"이라며 "김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실용주의를 강화함에 따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답방도 낙관할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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