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물의 일으켜 유감"…정보위 간담회 출석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9분


27일 국회 정보위에는 국가정보원의 ‘활동제한조치’로 논란을 빚었던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비서와 김덕홍(金德弘)씨가 출석했다.

‘언론과 정치인 접촉 금지’ 등 ‘5개항의 제한조치’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던 황씨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정보위 간담회에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키고 소란을 피운 데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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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은 국회 도착 직후 ‘황씨의 특별관리 상태를 계속 유지키로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황씨의 자유의사는 ‘독립선언’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 황씨에 대한 불편한 심기의 일단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민주당 문희상(文喜相) 박상규(朴尙奎) 박상천(朴相千) 김옥두(金玉斗)의원 등은 △연금설의 진상 △‘5개항 제한조치’의 진상 △향후 관리문제에 대한 본인들의 희망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황씨는 “북한에서 망명할 때 북한의 붕괴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넘어왔다”며 “남북 정상회담으로 상황이 변해 지금 내가 꼭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황씨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표현하는 등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

황씨와 김씨의 태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황씨가 이번 ‘성명사건’을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으려는 신중한 입장이었던데 반해 김씨는 “북한 민주화사업을 계속하겠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후 김명섭(金明燮)정보위원장은 “김덕홍씨는 대단히 복잡한 사람이더라”며 “두 사람간에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임동원원장은 “두 사람은 이번 사건 이후에도 휴대전화를 가지고 외부인사와 통화했고 오제도(吳制道)변호사와 탈북자동지회의 김모씨 등 여러 사람을 자유롭게 만났다”며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한 것은 황씨 스스로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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