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정전위 활성화 이견…경의선 복구 차질 우려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8시 47분


경의선 연결공사를 위한 남북 군사실무접촉이 남측의 협상전략 실패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 마틴 글래서 미국 육군대령과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책임연락관 유영철대좌는 18일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경의선 철도연결 및 도로개설과 관련한 남북실무접촉을 위한 군정위 비서장급 접촉을 가졌다.

유엔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26일 제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공동보도문 4항의 ‘정전협정에 기초한다’는 문구를 들며 91년 2월 제459차 회의이후 중단된 ‘군정위 본회의’를 재개할 것을 북측에 요구했다. 공동보도문 4항은 ‘남과 북을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주변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를 개방해 남북관할지역을 설정하는 문제는 정전협정에 기초하여 처리해 나간다’고 돼 있다.

이에 앞서 유엔사는 14일 군정위 비서장급 접촉에서 ‘국방부가 유엔사를 대리하여 비무장지대 내에서 지뢰제거 및 공사에 필요한 안전보장 대책을 협의할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의 위임서한을 북측에 전달하면서 ‘군정위 활성화’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 이는 우리 군당국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북측은 18일 비서장급 접촉에서 군정위 문제에 대해 즉각 거부입장을 밝힌 뒤 경의선 공사 위임서한에 대해서도 법적, 기술적 문제를 새로 거론하고 나섰다.

북측은 이날 “‘정전협정에 기초하면’ 협정 당사자는 유엔군과 북한군이므로 한국군에 대한 DMZ협상권 위임문제도 양측(북과 유엔군)이 협의해 별도 인정문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북측의 이 같은 주장은 북측이 그동안 군정위 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판문점대표부를 운영하며 유엔사와 장성급회담 채널을 구축하고 있는데도 남측이 이를 군정위 쪽으로 되돌리려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불필요하게 북한자극" 지적도▼

군 관계자는 “이번 비서장급 접촉은 우리측의 명백한 협상전략 잘못”이라며 “경의선 공사를 위한 군사실무접촉에 모든 논의의 초점을 모아야 하는데도 군정위 문제를 들고나와 북측을 자극함으로써 경의선 공사 일정만 늦어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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