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임박]경제팀-사회문화-외교안보팀 누가?

  • 입력 2000년 8월 2일 19시 10분


《이번 개각의 초점은 역시 경제팀이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부총리가 새로 생기는데다 그동안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개혁의 성공에 정권의 운명을 걸어 놓고 있는 현 정권 입장에서는 이미 피로 증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팀으로는 집권 후반부를 마무리하는 데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새 경제팀 진용은? 추진력갖춘 인물 물색중▼

▽왜 바꾸나〓현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경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시각이 있는데 반해 국가채무를 늘리고 기업을 망하게 했다는 등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시간이 흐르면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잇단 시행착오와 말 바꾸기로 혼선을 자초했다. 빅딜과 워크아웃 등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을 내놓으면서도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부실을 야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우그룹 도산과 현대 위기 등으로 시장불안이 커져 정권에까지 부담이 되고 있다.

경제실정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럽다. 특히 4·13총선에서 국가채무 등 경제문제로 발목이 잡힌 데 대해 여당내부에서도 인책론을 제기해왔다. 더구나 경기가 불투명하고 레임덕도 다가오고 있어 조기에 구조조정을 끝내지 않으면 개혁 마무리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남북문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폭 개각의 요인이 되고 있다.

▽누가 하마평에 오르나〓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에는 김종인(金鍾仁)전 장관과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등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김전장관은 자신이 경제팀장을 맡을 경우 ‘책임지지 않는 관료체질’의 경제관료들을 철저하게 물갈이하지 않고는 경제의 새 틀을 짜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전장관이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나 금융감독위원장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 대신 현재의 경제관료 집단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진장관이나 비슷한 타입의 장관 역임자가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새 경제부총리는 김전장관과 ‘투톱 시스템’으로 얽히고 설킨 경제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양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중진인 김원길(金元吉)의원, 홍재형(洪在馨)의원, 민국당의 한승수(韓昇洙)의원 등도 입각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서강대 김병주(金秉柱), 고려대 박영철(朴英哲), 미국 조지워싱턴대 박윤식(朴允植)교수 등학계 인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유임되거나 신설되는 남북경협위원장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경제수석에는 김종인전장관 외에도 중경회 멤버인 이진순(李鎭淳)한국개발연구원장도 거론되고 있으나 비주류 경제학자 출신들이 현정부에서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이 나쁜 선례로 작용하고 있다. 임기제인 금감위원장은 이용근(李容根)위원장의 유임설도 나돌지만 정덕구(鄭德龜)전산업자원부장관, 이정재(李晶載)부위원장, 윤원배(尹源培)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산자부는 쌍두마차 산업정책을 편 김영호(金泳鎬)산자부장관의 정책적 성과가 얼마나 인정받을지가 변수. 김원길의원과 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 황두연(黃斗淵)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자민련 몫으로 정우택(鄭宇澤)의원 등도 후보군. 진장관이 자리를 옮길 경우 기획예산처장관에는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이나 이기호경제수석 등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는 최종찬(崔鍾璨)기획예산처 차관과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사회문화분야 누가? 장을병 이돈희 송자씨 교육부총리 물망▼

사회 문화 분야 개각의 최대 관심사는 교육부총리(인적자원개발부장관)에 누가 임명되느냐는 것.

교육부총리는 21세기의 지식정보사회를 맞아 교육개혁과 인적자원 개발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그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인적자원개발부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산자부 노동부 여성부 기획예산처 등 7개 부처를 관장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은 물론 정치력과 조정력을 겸비한 중진인사의 기용이 기대되고 있다.

후보로는 성균관대총장 출신의 장을병(張乙炳)전의원과 이돈희(李敦熙)새교육공동체위원장 송자(宋梓)명지대총장 등이 우선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인기(崔仁基)행자부장관도 거론되나 취임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아 유임 쪽이 유력하다는 관측들.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은 유임론과 교체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신건(辛建)전법무부차관이 맹렬하게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욱(趙成旭)전법무부차관도 거명된다.

경제팀과 함께 개각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 복지노동 분야. 의약분업 의보통합 공공부문구조개혁 등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차질을 빚어왔기 때문. 더욱이 앞으로 민생과 직결되는 사회복지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추세여서 그동안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관료 출신보다는 철학과 소신이 뚜렷한 외부인사들을 많이 기용해야 한다는 게 여권 핵심인사들의 판단이다.

보건복지부장관에는 민주당에서 밀고 있는 김한길의원이 부상하는 가운데 김유배(金有培)복지노동수석과 국가보훈처장을 지낸 김의재(金義在)전의원도 거명되고 있다. 최선정(崔善政)노동부장관의 수평이동설도 나온다.

노동부장관에는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전의원이 김대통령의 신임을 업고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으며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도 후보 중의 하나. 별 문제 없이 부처를 이끌어온 김명자(金明子)환경부장관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외교안보팀은 누가? 조성태국방 교체설▼

외교안보팀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달라진 남북관계와 4강외교의 강화 차원에서 부분개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북 화해 협력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 4강외교의 내실화, 흔들림 없는 안보체제구축이 차기 외교안보팀의 3대 과제로 꼽힌다.

외교안보팀은 국가정보원장 통일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국방부장관과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 5명. 이 중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과 임명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은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임원장은 한때 “국정원이 대북문제를 전면에서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통일부장관으로 옮길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국정원이 대북 실무작업을 맡고 통일부는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2원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도 남북정상회담 장관급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했고 8월말 평양 장관급회담의 수석대표이기 때문에 유임 전망이 우세하나 교체론도 나온다.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으므로 본격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서 마운드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경질론의 논거. 정상회담 직후 몇차례의 설화(舌禍)도 부담이다.

재임 1년 3개월째인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은 교체설이 유력하다. 후임에는 민주당에서 추천한 김동신(金東信)전육군참모총장, 김진호(金辰浩)전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을 지낸 이준(李濬) 장성(張城)씨, 황원탁(黃源卓)외교안보수석 등이 거론된다.

외교안보수석에는 외교부 차원에서 최성홍(崔成泓·62·외무고시 3회)주영국대사와 장재룡(張在龍·54·외시 3회)차관보, 장선섭(張瑄燮·65·고시13회)경수로기획단장 등이 거론된다. 최대사는 호남 출신에다 외교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고, 장차관보는 미국통인데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남북문제에 밝으며, 장단장은 북한사정에정통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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