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의원 홈페이지 성적표]"클릭할 게 없어요"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47분


정보화 시대의 역군을 자임하며 16대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을까.

5일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www.ww.or.kr)’이 공개한 국회의원 홈페이지 활용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원들의 정보화 지수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의정활동, 병역과 재산 등 신상정보, 정치자금 정보, 커뮤니티 형성 등 4개 영역의 21개 세부항목별로 평가한 결과 의원들의 평균 점수는 21점 만점에 5.73점.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7점이었다.

순위

이름(정당)

점수

1

김홍신(한)

13

2

김민석(민)

정동영(민)

12

4

김덕룡(한)

백승홍(한)

최재승(민)

11

7

고흥길(한)

김문수(한)

이윤성(한)

황우여(한)

박광태(민)

설 훈(민)

임채정(민)

정동채(민)

추미애(민)

10

16

권오을(한)

권철현(한)

김원웅(한)

박근혜(한)

박명환(한)

박원홍(한)

손학규(한)

정의화(한)

정재문(한)

현경대(한)

김덕배(민)

김명섭(민)

김홍일(민)

박상규(민)

장재식(민)

천정배(민)

9

그나마 전체 의원 273명 중 홈페이지를 개설한 의원은 161명(59.0%)에 불과했다. 당별로 보면 △민주당 62.2%(119명 중 74명) △한나라당 57.9%(133명 중 77명) △자민련 41.2%(17명 중 7명)였다.

최고 점수를 받은 의원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으로 13점. 보건복지위 소속인 김의원은 약사법 개정과 관련한 최신 정책자료를 게재하고 토론 게시판 및 질의답변 코너를 마련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은 12점을 받은 민주당의 김민석(金民錫) 정동영(鄭東泳)의원. 이들 역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의정활동 자료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11점으로 공동 4위에 오른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백승홍(白承弘), 민주당 최재승(崔在昇)의원 등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상당수 의원들의 홈페이지는 ‘4·13’총선 때 잠시 관리를 했다가 당선 후에는 전혀 관리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민주당 김택기(金宅起)의원의 경우 선거 때 올렸던 ‘후보 일정’ 메뉴가 그대로 남아 있고 총선 사흘 뒤인 4월16일 이후에는 유권자 문의에 대한 답변이나 운영자 명의의 게시물이 한 건도 게재되지 않았다.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의원의 홈페이지에도 ‘총선 상황판’이라는 메뉴가 버젓이 남아 있고 자료실 메뉴에는 그나마 총선 11일 전인 4월 2일 이후 업데이트된 자료가 전혀 없었다.입법활동 실적을 공개한 의원은 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방의원 홈페이지에나 실음직한 시시콜콜한 지역구 활동을 실은 의원이 80명에 이르렀다.

아예 의정활동 보고 항목을 두고 있지 않은 의원도 50명이나 됐다. 재산정보(2명), 병역정보(5명)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개하지 않았다. 또 90명의 의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회 운영 사실을 알리고 후원금 기탁을 호소했으나 정작 모금액수 및 사용내용을 공개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이 밖에 유권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자유게시판을 마련하지 않은 의원이 27명이었고, 나머지 의원 중에도 유권자들이 제시한 의견에 한 번이라도 답변을 한 사람은 54명에 불과했다. 시민행동 조경만(趙慶萬)유권자운동팀장은 “우리 정치인들의 홈페이지 활용도가 바닥수준임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일부 모범적인 의원들을 찾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英美의원 홈페이지 "議政이 보인다"▼

미국이나 영국의원들의 인터넷 사이트는 단순히 구색맞추기용 공간이 아니라 사실상 ‘사이버 사무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홈페이지(http://kennedy.sesate.gov)를 방문해 보면 초기 화면에 그동안의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광정보 등이 일목 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동영상이 제공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링크를 통해 미국의 주요 언론사 사이트 등에 모두 접근할 수도 있도록 돼 있다. 포털사이트 기능까지도 겸하고 있는 것.

이같은 인터넷 사이트 운영방식은 다른 상원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외교정책에서 있어 보수적인 견해로 유명한 공화당 제시 헬름즈 상원의원도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심지어 ‘어린이용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놓았을 정도. 누구든지 E메일을 통해 의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보수당 마이클 파브리칸트 의원은 가장 최근 사이트를 손질한 날짜가 7월4일. 그만큼 ‘속보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또 사이트에 소속 상임위인 내무위의 현안과 회기날짜를 자세히 올려놓는 등 투명한 의정활동의 도구로 인터넷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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