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각의 발언록]"北-美-北-日 관계개선 도와야"

  • 입력 2000년 6월 16일 18시 5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뒤 처음으로 1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회담의 성과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국무위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 의미와 평가〓이제 남북간에는 화해와 협력의 기초가 마련됐다. 첫째, 남북간의 이해와 신뢰가 높아졌다. 둘째, 앞으로 대화하며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셋째,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 그쪽도 전쟁을 원치 않고 있다. 만찬석상에서 북한의 국방위원들이 전부 평복을 입고 나왔고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나에게 인사를 왔다.

▽‘자주’에 대한 해석〓북측은 ‘자주’를 특별한 의미로 얘기했다. 그래서 (김위원장에게) 두가지 의미로 얘기를 했다. 우리는 미 일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중 러와도 잘 지낸다. 북한도 미국 및 일본과 잘 지내도록 해야 한다. 과거의 자주는 외세를 배격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렇게 좁게 볼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 잘 지내며 우리 문제를 남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통일방안 합의 경위〓계속 북쪽에서 통일얘기를 하면서 연방제를 주장했는데 연방제는 군사와 외교권을 중앙정부가 갖고 내정은 지방정부가 갖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오랫동안 구상해 온 3단계 통일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김위원장이 배석한 김용순비서와 한참 얘기한 끝에 낮은 수준의 연방 얘기가 나왔다. 내용적으로 연합제와 같은 얘기다. 그래서 접점이 나오기 시작했고, 앞으로 연구하고 학자들도 이것을 토대로 연구하도록 합의한 것이다. 이것이 실제로 이번 합의 중에서 가장 역사적이고 분단 55년의 과제인 통일방안에 의견을 접근한 의미 있는 합의다.

▽이산가족문제〓북한도 처음부터 합의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 문제를 착실히 6월말부터 준비해 8월에 이루어지도록 하라. 모든 것은 통일부장관이 주관하라.

▽기타〓문화 체육 등 남북간 협력부분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우리의 생각들을 문서로 만들어 북측에 줬다. 장관들이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짜면 실천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그쪽 얘기도 들었다.

이번 정상간 합의를 계기로 북측도 합의를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바로 실천이 된 것이 북한에서 상호비방을 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임진강 홍수 피해에 공동 대응하고 철도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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