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黨복귀 연기]金대통령 '성의'…共助전선 복원 전망

  • 입력 1999년 12월 7일 00시 1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6일 만찬회동에서 김총리의 자민련 복귀시점을 내년 1월 중순으로 늦추기로 한 것은 당초의 예상에서 다소 벗어난 결과였다.

이같은 결론은 두 사람이 나눈 대화내용과 그에 따른 여권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 정국구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총리의 당 복귀시점 연기 배경에 대해 양측은 예산안 등 국회현안 처리와 뉴 밀레니엄 준비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그런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김총리가 표명해온 조기복귀 입장의 기저에는 김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이 깔려 있었다. 신당추진 등 여러 현안들이 진행되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신뢰감도 흔들리는 듯했다. 따라서 김총리가 당 복귀시점을 늦춰달라는 김대통령의 요청을 ‘선뜻’ 수용한 것과 관련해 김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불식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만하다.

우선 김대통령이 공관까지 찾아오는 ‘성의’를 보이면서 “임기말까지 공조를 유지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부터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따라서 현상태에서는 일단 두 사람간의 공조전선이 복원된 것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두 사람이 여권의 재편시기를 1월로 연기한 데는 불투명하기 짝이 없는 정국상황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선거법을 확정하고 여권 내부를 정돈하기 위해서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고 신당창당도 1월에 가서야 최종적인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년 16대 총선에서의 필승을 위해 이같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 판단할 수 있는 적기(適期)를 1월 중순으로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두 사람은 이같은 인식 아래 명시적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합당문제도 본격적인 논의시점을 자연스럽게 유보한 셈이다. 따라서 결과론적인지 모르나 김총리가 내부적으로 박태준(朴泰俊)총재와의 교감을 통해 자민련 내부를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김총리로서도 김대통령의 공조의지를 재확인한 상태에서 합당이나 박총재와의 관계, 자민련 재건방안, 총선대책 등 생존전략을 깊숙이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날 합의로 후임 총리 인선을 포함한 개각에 대한 구상은 내년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대신 여권이 역량을 당분간 선거구제 협상과 정치개혁 협상 등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돼 정국 전개의 초점은 다시 여야관계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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