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국정원 문건반출 또다른 '뜨거운 감자'

‘언론대책문건’ 파문의 와중에 터져나온 또 한가지 이슈가 이종찬 국민회의부총재의 국가정보원 문건반출 문제다.

이 문제는 △국정원장이 퇴임할 때 재임 당시 확보했던 국정원 문건을 갖고 나올 수 있는가. 또 그 법적 공직윤리적 책임은 없는가 △반출한 문건의 내용은 무엇이며,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에게 절취당했다는 문건의 내용은 무엇인가 △1일 밤에 벌어진 국정원측의 이부총재 사무실 수색 및 반출문건 회수과정은 어떻게 된 것인가 등 밝혀져야 할 많은 의문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별로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다. 이부총재측과 야당측의 공방만이 오갈 뿐이다.

이부총재측은 2일 반출한 국정원 문건 내용에 대해 “별내용 없는 것이 많다. 국정원 문건 중에는 외부에 판매하는 자료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부총재는 1일 문건반출 사실을 처음 자인한 이후 몇 차례 발언을 번복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즉 이부총재는 당초 “북한 관련 문건으로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참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북풍 총풍 529호실 사건 관련 문건도 있다”고 덧붙였다. 등급분류된 기밀문건이라던 발언도 “국회 정보위에 보고된 것들로 대외비 정도의 사안”이라고 바꿨다.

한나라당의 관심은 반출된 문건의 ‘정치적 성격’에 집중되고 있다. ‘언론대책문건’에다 ‘문건반출건’을 덧붙여 이부총재와 여권의 ‘정치공작’가능성을 부각시킨다는 게 한나라당의 기본 전략이다.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또 다른 문제는 문건 반출의 도덕적 법률적 하자 여부. 이에 대해 국정원측은 “국정원 보안업무 규정상 국정원장의 승인이 있으면 비밀문건도 외부 반출이 가능하다”며 “문건반출 시점이 이부총재가 국정원 재직 때라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부총재측은 “천용택(千容宅)원장에게 양해까지 얻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천원장의 사전 승인여부 △이부총재 사무실 수색과정 등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있어 이 대목은 이부총재나 국정원측이 명확히 밝혀야 할 부담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