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시절 발언 다 잊었나』…한나라,발언모음록 내

  • 입력 1999년 5월 9일 20시 02분


코멘트
한나라당은 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과거 김영삼(金泳三)정부를 향해 독재정부라고 비난한 발언록을 ‘불과 엊그제 당신들이 했던 말을 벌써 잊었는가’란 제목으로 작성해 배포했다.

이 자료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제2민주화 투쟁론’을 시대착오라고 폄훼하는 여당의 공세가 자가당착적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작성된 것.

그러나 여야관계란 시대상황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전개된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 만하다.

이 발언록에 따르면 96년6월 당시 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통령은 당내 행사에서 “현 정부는 문민정부라지만 전두환(全斗煥)군사독재정권에 못지않은 독재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격돌과 날치기가 거듭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당시 신한국당의 의원 빼가기와 관련해 서울 보라매공원 장외집회를 열고 “여대야소 조작은 헌법이 정한 국민의 국회구성권을 빼앗고 민주주의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말했다고 한나라당은 지적했다.

당시 자민련 총재이던 김총리도 보라매 집회에서 “독재적 성격을 가진 현 정권을 규탄한다”며 “현 정권에 대해 민의를 저버리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장외투쟁밖에 없다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발언했다는 것.

아무튼 “이런 식이라면 국민의 정부도 독재정치를 하고 있다고 해야 되지 않느냐”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