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장 인사]지역편중 극복…전문성 돋보여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0분


정부가 1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이후 두번째로 대규모 공관장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1백25개 재외공관장 중 거의 절반이 ‘물갈이’됐다.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强)대사자리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몇가지 눈여겨 볼 대목이 없지는 않다.

역설적이지만 우선 이번 공관장 인사는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는 ‘무특징’이 특징이다.

정권교체 이후 정부 각 부처에서 ‘호남약진’ 등 이른바 ‘역(逆)편중인사’가 물의를 빚었지만 재외공관장 인사에서 그같은 지역 학연 유(類)의 편향을 발견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평이다.

대사 28명, 총영사 3명을 출신지역별로 보면 서울 7명, 경기 인천 3명, 충청 3명, 호남 4명, 영남 10명, 이북 4명으로 골고루 포진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임기 후반부나 김대중정부 출범초 ‘대구경북(TK)편중’ ‘경기고(K1) 편중’인사라는 일부 잡음이 없지 않았던데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문봉주(文俸柱)전아태국장을 비롯해 모두 13명이 초임공관장으로 데뷔해 조직의 신진대사에도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동남아국가연합(ASEAN)전문인 김국진(金國振)외교안보연구원교수가 태국대사에, 중국전문가인 윤해중(尹海重)일본공사를 대만대표부 대표에 기용하는 등 전문성을 고려한 흔적도 엿보인다.

역시 과거 ‘온탕’‘냉탕’교대를 기준으로 하던 인사관행을 의식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적지않은 ‘외풍’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찍부터 “내가 장관으로 있는 한 외풍은 없다”고 공언해왔다.

그리고 이번 인사에서 비교적 그 약속을 지켜냈다는 평을 받았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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