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공동회견 일문일답]

  • 입력 1998년 11월 22일 08시 2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결과를 설명했다. 두 정상은 각각 서두 발언을 한 후 질문에 답변했다.

▼김대통령서두발언〓우리는 양국간 안보동맹관계를 굳건히 유지키로 했다. 아울러 현재 한반도정세를 볼 때 대북 포용정책이야말로 현실적으로 최선의 정책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의 확산을 기도한다면 이를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대통령은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우리의 금융 기업 등 개혁조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개혁조치가 일시적 어려움을 수반하더라도 경제위기를 조속히 타개해 나가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클린턴대통령서두발언〓대북문제는 현재의 방법이 최선의 접근법이라고 합의했다. 4자회담과 포용정책을 결합하고 제네바합의를 통한 핵 비확산을 성사시켜야 한다. 북한은 의혹을 분명하고도 만족스럽게 해소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경제난 타개노력을 지지한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을 포함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자기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은 고무적이다. 나는 철강 반도체의 불공정무역을 방지하는데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했다.

―북한 핵의혹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인가.

(김대통령)“북한의 태도는 양면이 있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우선 금강산관광선이 북한에 가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남한 기업책임자와 이를 성사시킨 것은 상당한 변화다. 7년간 중단됐던 판문점 군사정전위가 장성급회담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됐고 미―북간에 미사일발사와 지하의혹시설에 대한 대화가 진행중이다. 북한의 헌법에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됐다. 4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으로 잠수정이 침투하고 지하의혹시설을 건설해 문제를 낳고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면은 키우고 발전시켜 가는 반면 지하의혹시설 접근과 사실여부 확인은 분명히 해야 한다. 확인되면 건설이 중단되도록 해야 한다. 미사일문제도 위협제거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

―미국 의회는 중유공급 예산을 제공할 수 없다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클린턴대통령)“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미국의 지원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의혹시설에 대한 현장 접근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심을 가질만한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의심이 있으므로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까지 제네바합의는 역할을 제대로 다해왔다. 제네바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를 방지할 수 없었을 것이고 북한은 이미 무기로 사용할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이다. 북한은 신뢰를 잃게 되면 매우 불행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의 정책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아닌가.

(클린턴대통령)“상황이 변한 것이라고는 볼 수 있지만 정책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행동해왔다. 일본이 상당한 자금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지원했지만 (미사일 발사로) 정책을 변경했다. 우리는 정책을 변화시키고 싶지 않다. 북한은 우리 정책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

―회담에서 대북 경제제재 해제문제가 논의됐는가.

(김대통령)“직접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성명서 안에 답이 있다. 북한의 여러가지 염려스러운 일에는 확고하고 강력한 태세를 취할 것이고 북한이 평화와 대화를 원하면 협조적 태도를 취할 것이다. 핵의혹 미사일문제 등에 대해 협조적으로 나오면 경제제재 해제를 포함한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어제 TV를 보던 중 나온 장면이 북한으로 가는 관광선이었다. 굉장히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어딘가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지도력과 정책은 북한에 적극적인 기회가 될 것이고 그것을 망쳐서는 안된다. 한미간 동맹관계도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힘과 부(富) 행복을 북한에 전달하고 관광선에서 그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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