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탈당노미노 시작인가?』 뒤숭숭

  • 입력 1998년 8월 25일 19시 44분


‘8·31’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이 또다시 의원들의 연쇄탈당 조짐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홍문종(洪文鐘)의원이 25일 전격 탈당한 것을 신호탄으로 일부 초선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설이 나도는 데다 이신범(李信範)의원이 ‘무소속 구락부’결성을 위한 동조자 규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당권경쟁에서 패배한 측의 이탈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언제라도 불만 붙으면 10명 이상이 당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갖가지 사정을 이유로 꾸준히 탈당설이 나돌았던 의원들도 이런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국민신당 일부 의원들의 예정된 국민회의행과 맞물려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정계개편은 급류를 탈 수밖에 없다.

여권의 움직임도 다시 기민해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4일 “야당의원을 영입해서라도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국민여론”이라고 언급하면서 탈당가능성이 높은 의원들과의 물밑접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외로 한나라당의 일부 초선의원들이 ‘탈당’의 핵으로 부상한 것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직후 가시화됐다.

총리 인준을 극력 반대했던 이들은 당지도부가 재투표 수용으로 당론을 변경하자 크게 동요했다는 전언이다. 무원칙한 모습으로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한나라당에서는 미래를 찾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막상 탈당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의원들은 당장 탈당을 결행하는 데는 주저하는 눈치다. 전당대회 이후 당내 상황과 여야관계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우세한 편이다.

24일 밤 홍문종의원과 회동해 탈당설에 휘말린 유용태(劉容泰) 송훈석(宋勳錫)의원은 “당이 이래서는 안된다는 원론적인 의견교환만 있었으며 홍의원의 탈당을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또 탈당설이 나도는 부산의 C의원은 “지금은 당의 단합이 중요한 때”라고 탈당설을 일축했고 경기의 K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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