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與野 4당 표정]개표 생방송 보며 안절부절

입력 1998-06-05 07:50수정 2009-09-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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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개표가 진행된 4일 밤 여야 각당 지도부는 각 당사에 마련한 선거상황실에서 TV의 개표 생방송을 지켜보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등 당지도부는 이날 저녁부터 여의도 중앙당사 6층에 마련된 상황실에 모여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오후6시 TV3사가 여권연합 후보가 16개 시도지사 선거 가운데 모두 10곳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난 출구조사결과를 일제히 발표하자 당직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압승을 자축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6·4’지방선거 최대승부처였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임창열(林昌烈)후보가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를 물리치자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대행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도권 지역에서 압승,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면서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95년에는 우리당이 패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상당히 아쉬워했던 곳이었는데 설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연합후보인 한호선(韓灝鮮)후보가 낙선하자 “자민련이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야당만 좋은 일 시켰다”며 아쉬워했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텃밭인 호남지역 기초단체장선거에서 무소속후보가 10명 넘게 ‘당선유력’으로 나타나자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자민련은 기대를 모았던 강원도에서 완패하자 침통한 분위기였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TV 개표 보도를 지켜보다 밤11시경 당사를 떠나면서 “공동 여당으로선 승리이고 자민련으로선 평년작”이라고 선거결과를 평했다.

박총재는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남권에서의 부진에 대해 “수십년 계속된 동서(東西)의 벽이 한순간에 무너지겠느냐”라고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선거후 자연스럽게 10여명의 의원들이 이동할 것”이라고 정계개편을 예고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수(韓英洙) 김종호(金宗鎬) 박세직(朴世直) 박준병(朴俊炳)부총재 등은 밤늦게까지 당사에 남아 개표방송을 지켜봤으나 착잡한 기색이 역력했다.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충북의 기초단체장 낙선자가 많은데 대해 “본전치기도 못해 면목이 없다”며 말을 피했다.

당직자들은 인천과 충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지역정당으로 전락한 셈”이라고 자조했다.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개표 진행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했다.

개표 초반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참패가 확실시되자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그러나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패할 것으로 예측했던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후보가 무소속 김기재(金杞載)후보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면서 밤10시 이후 근소한 표차로 앞서나가자 선거상황실 분위기가 반전됐다.

상황실을 지키던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김철(金哲)대변인 박종웅(朴鍾雄)사무부총장과 사무처 요원들은 안후보의 표가 올라갈 때마다 환호성을 올렸다.

상황실요원들은 수시로 부산시지부로 전화를 걸어 개표소별 개표진행상황을 점검했으며 무소속 김후보의 지역구인 해운대 기장군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뒤 시간이 흐를수록 안후보가 표차를 벌리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총장은 “텃밭인 영남을 석권하고 강원에서 이긴 것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선전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여권이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기반으로 당초 계획대로 정계개편을 강행할 경우 수도권의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마땅한 저지방안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선거개표방송이 계속되는 동안 국민신당은 한마디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4명의 광역단체장후보와 35명의 기초단체장후보를 냈지만 충남 논산을 제외하고 아무도 선두를 달리는 후보가 없자 당직자들은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김차수·공종식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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