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합의/남은 쟁점들]

  • 입력 1998년 3월 13일 19시 19분


여야의 추가경정예산안 분리처리 합의로 경색정국의 지루한 터널에 한줄기 빛이 비치고 있다. 여야가 과연 수많은 쟁점과 이견을 극복하고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남은 쟁점을 점검해 본다.

▼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문제 ▼

정국 경색의 주인(主因)으로 아직까지도 여야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당측은 한나라당이 재투표를 수용하면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여권의 일방 독주에 대해 한나라당측에 사과 및 유감 표명을 할 수도 있다는 절충안을 내놓고 있다. 단 한나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김총리서리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을 철회해야 한다는 점을 조대행 사과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또 재투표가 실시될 경우 완전한 자유 비밀투표여야 한다는 것도 전제조건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재투표 실시는 2일의 투표행위가 불법이었다는 점을 시인하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일부 중진의원들 사이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2일의 투표가 적법했다는 것을 여권이 인정하면 재투표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당내 소장파들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 여야 중진회담 ▼

여당측에서는 한나라당 각 계파 보스 등 당내 실세가 반영된 중진들과의 협의를 원하고 있다. 한나라당내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협상결과가 번복되는 등 곤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같은 중진회담에는 소극적이다. 자칫 현 지도부가 따돌림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이나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가 “중진협의체를 구성해 협상할 수 있는 현안이 따로 있나. 당내 중진인선과정에서부터 말썽의 소지가 있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순(趙淳)총재가 13일 기자들에게 “김대통령이 회담을 제의하면 언제라도 응할 수 있다”며 여야 영수회담을 새삼스레 강조한 것도 이같은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 기타 ▼

현안 인사청문회법안과 관련, 한나라당은 당장 법제화하자는 쪽이지만 자민련은 김총리서리 문제가 일단락된 뒤에 하자는 생각이다.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국회 상임위 조정을 위한 국회법 개정도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원의 여야 배분비율 등이 문제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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