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계파모임『기지개』…『뭉쳐야 산다』교감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대선 패배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들은 새해 들어 급변할 정국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뭉쳐야 산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며 계파별 지역별로 잇따라 모임을 갖고 있다. 특히 계파별 모임은 앞으로 있을 당권투쟁을 겨냥한 「집안단속」의 성격도 없지 않다. 당내 민정계의원을 중심으로 넓은 세력을 갖고 있는 김윤환(金潤煥)고문계 의원들의 모임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김고문계 의원들은 대선 이후 김고문의 개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한서빌딩에 하루 평균 20명씩 들러 정국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김고문과 가까운 의원 20여명은 25일 저녁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부부동반으로 만나 송년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졌다. 이회창(李會昌)후보의 낙선 이후 사실상 당무전반을 장악한 이한동(李漢東)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도 주로 당사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당내 개혁진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김덕룡(金德龍)의원을 따르는 의원들도 김의원의 계보사무실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잇따라 모임을 갖고 있다. 20일에는 수도권 출신 의원 8명이 김의원을 찾았다. 지역별 단합모임도 늘고 있다. 특히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부산 경남권 의원들의 회합이 잦은 편이다. 22일 박관용(朴寬用)의원은 부산지역 의원 10여명을 만나 친목을 다진 뒤 김무성(金武星)의원을 연락간사로 해 앞으로 매달 한번씩 모이기로 했다. 박의원은 『앞으로 경남 의원들과도 접촉,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의 민주계중진인 신상우(辛相佑)의원도 24일 이 지역의원들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작년 총선 이후 당내 발언권이 강해진 초선의원들도자주모이고 있다. 22일에는맹형규(孟亨奎) 권철현(權哲賢) 이신범(李信範)의원 등이, 23일에는 박종우(朴宗雨) 노기태(盧基太) 송훈석(宋勳錫) 정의화(鄭義和) 이우재(李佑宰) 주진우(朱鎭旴)의원이모였다. 이들은 새정부 출범 후 예정된 총리인준에 앞서 특별법형태로 인사청문회법을 발의하기 위해 법안검토 작업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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