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열릴까…金당선자『제의 용의』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와 김정일(金正日)북한 노동당 총비서간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과연 언제쯤 열릴까. 김당선자가 19일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북한의 김정일 노동당 대표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남북 최고 지도자들의 회동이 이번엔 성사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남북은 94년6월 판문점에서 이홍구(李洪九)당시 통일부총리와 김용순(金容淳)북한노동당국제부장이 대표회담을 갖고 그해 7월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담은 김일성(金日成)이 돌연 사망(7월8일)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자 북한은 7월11일 『우리측의 유고로 예정된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통보한 뒤 한국의 김일성 조문파동을 문제삼아 그후 일절 당국간의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때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연기를 통보했던 만큼 회담이 유효하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이를 개최할 것을 제의해 올 경우 별문제없이 열릴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정상회담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일성간에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남북의 최고위급」이 김대중 당선자와 김정일로 바뀐 상황에선 이를 새로 논의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 문제는 아무래도 판을 새로 짜는 게 불가피할 것 같다』며 『김당선자가 내년 2월25일 취임한 뒤 김정일의 국가주석직 승계시기 등을 봐가며 추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당선자의 취임 직후인 내년 상반기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에는 실무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통일원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정상회담을 위해선 남북이 사전에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무회담을 여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므로 여기에만 여러달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북한이 경제위기에 직면한 한국으로부터 별로 얻어낼 것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정상회담 등 남북대화보다는 한국의 위기를 증폭하기 위해 대남선동에 치중할 우려도 있다. 〈한기흥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