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와 李-趙연대비교]70代 老정객-정치초년생끼리

  • 입력 1997년 11월 9일 20시 23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DJP연대」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이회창(李會昌)―조순(趙淳)연대」는 여러가지 점에서 차이가 많다. 우선 DJP연대는 「독립적 연대」인 반면 이―조연대는 당대당(黨對黨)통합이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대선공조 차원에서 후보를 단일화했지만 이―조연대는 두 당을 통합해 새당을 만들고 후보와 총재 자리도 나눠 가졌다. 두 연대의 「파트너십」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DJP연대는 30여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아온 70대 노정객이 손을 잡은데 비해 이―조연대는 사법부와 학계를 거친 정치초년생간의 만남이다. 따라서 두 연대 진영은 각기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화해」 「3김청산을 위한 건전세력의 형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대를 이끌어내기까지의 협상과정도 다른 점이 많다. DJP연대는 양당이 정식 협상기구를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이후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난해말부터 1년이상 끌어온 장기레이스의 결과였다. DJP연대는 정식 협상과정에서의 전반 4개월동안은 공개적인 협상을 벌였고 지난달 27일 김대중(金大中)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회동으로 결말을 냈다. 반면 이―조연대는 이총재의 동생 회성(會成)씨와 조총재의 큰아들 기송(淇松)씨의 물밑접촉을 주채널로 하고 다른 보조채널을 동원해 이뤄진 작품이다. 한달 가량의 비공식 막후협상에서 양측의 이견을 조율한뒤 7일 이,조총재가 전격적으로 만나 합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두 연대의 마무리 수순도 선후(先後)가 서로 다르다. DJP연대는 양당 협상수임기구간 합의문작성 등을 거쳐 두 김총재의 단일화선언을 이끌어낸 데 비해 이―조연대는 먼저 합당을 선언함으로써 앞으로 양당이 구성하는 협상기구에서 지분이나 역할분담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연대의 지향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연대의 목적이 모두 올 연말의 대선승리이고 지지율이 낮은 후보가 높은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위상을 보장받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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