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집단지도체제」, 혹 떼려다 혹붙일 우려

  • 입력 1997년 9월 25일 20시 17분


신한국당은 당 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현재의 단일지도체제를 버리고 오는 30일 전당대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 「9인 이내의 최고위원을 둘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 두기로 당론을 정리했다. 그러나 이 또한 새로운 분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현재 복수의 최고위원에는 경선후보였던 이수성(李壽成) 박찬종(朴燦鍾)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 민주계의 좌장격인 서석재(徐錫宰)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비주류 끌어안기의 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위원 인선작업을 둘러싸고 당내 중진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벌써부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중진협의회 멤버 22명중 총재를 맡게 될 이회창(李會昌)대표와 후임 대표최고위원을 빼고 최고위원 9명을 모두 임명한다해도 11명은 지도체제개편 과정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엄청난 불만이 표출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대표측으로서는 김윤환(金潤煥)고문에 대한 예우도 고민거리다. 김고문이 후임 대표최고위원으로 내정된 이한동(李漢東)고문 밑에서 최고위원을 맡는다는 것도 모양이 우습고 그렇다고 아무런 역할을 주지 않기도 어려워 쉽게 단안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문제들을 의식한 탓인지 김고문은 24일 이대표를 만났을 때 『집단지도체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만큼 재고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자신은 어떤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측 인사들은 또 비주류측 인사들로 지도체제를 구성할 경우 사사건건 이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걱정하는 모습이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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