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론,李대표 부진 계속땐 검토 가능』

  • 입력 1997년 9월 6일 20시 31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한국당 지도부가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총재의 「대선전 내각제개헌 제의」를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권내에서는 아직 여진(餘震)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여권으로서는 일면 구미(口味)가 당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국당내에서 대선전 개헌론에 대해 내심으로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한 당직자는 『JP의 전격적인 내각제개헌 제의는 집권여당의 정권재창출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는 「틈」을 파고든 것』이라면서도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도가 복원되지 않을 경우 여권내 어느 세력에서든 개헌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이대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이 설 경우 뭔가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개헌론은 여러가지 가능한 돌파구 중 빼놓을 수 없는 메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헌론 유보론자들은 재집권이 절대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여권내에서 개헌추진을 포함한 정계개편과 후보교체라는 두 가지 대안의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들은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이대표가 용퇴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후보교체보다는 정계개편 또는 개헌추진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김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개헌」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9월말이나 10월초까지도 이대표의 지지도가 회복될 조짐이 없을 경우 개헌론은 유력한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그리고 의외로 이대표가 적극적으로 개헌카드를 내세워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대두된다.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를 끌어안기 위해서는 부통령제 개헌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물론 이같은 논란은 아직까지 여권내 극소수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재집권을 위해 작위적으로 권력구조를 바꾸고 정계개편을 하는 것은 자칫 국민적인 저항에 부닥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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