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체제 출범 삐걱］이한동고문－민주계 강력 반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李會昌(이회창)대표 체제를 출범시킨데 대한 신한국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심각하고 급속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내 저변 세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李漢東(이한동)고문과 민주계가 동시에 「내각제개헌세력과의 연대가능성」과 「당직거부」라는 폭발력 있는 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대표 출범 하루만인 14일 표출된 이 두가지 반발카드가 신한국당을 어떻게 얼마만한 강도로 흔들는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드나 예사로운 상황이 아님은 분명하다. 13일 이대표 임명직후 『대표는 경선출마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반발과는 그 성격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고문과 민주계가 연대할 가능성은 아직은 별로 없지만 신한국당을 혼란의 수렁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은 명확하기 때문에 일단 폭발력은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국당에서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두가지 반발양상중 상대적으로 즉각 관심을 끈 대목은 이고문의 행보다. 이고문은 이날 구체적인 표현을 자제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고문의 발언을 즉각 야권과의 연대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고문 캠프내에서는 오래전부터 『김대통령에게 더 기대할 것이 없다. 김대통령과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가야 할 길이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이같은 논리는 이고문의 지론인 「중부권역할론」을 중요한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 즉 가능하다면 타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 쪽과 정치적 조율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 아니냐는 논리다. 다시 말해 정치적 기반이 중부권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JP(김종필총재)와의 담판을 모색하는 것이 「구여(舊與)」 「보수(保守)」라는 정치적 컬러나 「중부권」이라는 지역기반으로 볼 때 합리적 판단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또한 金潤煥(김윤환)고문측, 즉 TK세력과의 연대라는 전략적 의미도 함축돼 있다. 물론 이러한 카드가 여권내를 뒤흔들어 입지를 찾겠다는 「승부수」의 성격을 띨 수도 있다. 또 당내 지지세력을 확산시키지 못할 때 「도상(圖上)작전」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은 정치권에 태풍을 몰고 올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정국은 바야흐로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