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조삭감]재경원,『사전검토 없었다』대책 부심

입력 1997-01-07 20:07수정 2009-09-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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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연두회견에서 밝힌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지금의 정책기조, 즉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계속 핵심과제로 삼되 추진강도를 높여 그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금융개혁위원회 설치와 공공부문 예산 1조원 절감계획이다. 이 두가지 방안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당부처인 재정경제원도 정확히 알지 못할 정도로 청와대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방향은 분명히 서있는데도 관리들이 요모조모 재느라 진척이 지지부진한 것을 정권차원에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금융개혁위원회 구성만해도 올해부터 금융산업구조조정법이나 은행법 개정안 등이 발효돼 금융시장의 개편구도가 이미 잡혀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굳이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금융개혁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겠다는 것은 「몸사리기」가 예상되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인수 합병에 적극 개입하고, 나아가서는 금리인하 효과까지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짜인 예산을 1조원이나 절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경상경비 인상률을 5%선에서 묶고 공무원봉급도 5.7%로 낮게 잡은 터에 더 줄인다는 얘기에 관가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재경원 예산실은 지금 1조원 절감을 부처별로 어떻게 쪼갤까 노심초사하는 중이다.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사전검토도 없이 청와대에서 1조원이라는 목표치만 던져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1조원정도 줄이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측의 얘기다. 정부의 고위정책당국자는 『당초 예산을 짤 때부터 추후 이 정도는 절감할 계획이었으나 세입규모의 축소 등을 감안, 당초 예산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의 예산편성이 국회의 예산심의 기능을 우롱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김대통령의 회견문에는 기업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담겼다. 경제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주체인 기업의 활력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전제, 올해는 무엇보다도 기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곳으로 빠져나가면 우리는 껍데기만 남는다』거나 『곳간에 쌀이 저장돼야 분배도 할 수 있다』고 한 얘기는 「기업감싸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기업입장에서의 대대적인 규제완화나 창업지원, 금리 땅값 물류비 등 「고비용」을 낮추는 구체적 방안들이 뒤따를 전망이다. 예전에 한 두마디 들어가던 재벌경제력집중이나 경영투명성 등의 표현이 전혀 보이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노사문제도 이같은 맥락에서 접근, 파업중인 노동자들에게 실망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은 새해 경제운용의 중점과제가 될 물가안정과 경상수지적자 감축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경상수지적자 감축방안으로 불필요한 외화지출 축소와 에너지소비 절약을 예시하고 관련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해외여행, 사치성소비재나 에너지수입, 기타 과소비행태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金會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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