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문제 美와 직접협상』…「결의안」채택 UN총회현장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37분


「유엔본부〓李圭敏특파원」 유엔총회가 29일 핵안전협정 준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북한측의 발언은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그들의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 북한측 金창국 차석대사는 『한반도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 기본합의에 따라 해결되어져야 할 北―美간의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 유엔의 결의안 채택을 거부함으로써 이 문제를 통해 또한번 미국과 쌍무적인 직접접촉을 추진할 뜻임을 비쳤다. 북―미간 제네바 핵협상이 이미 끝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이 한국을 제치고 그들과 직접 협상을 한 선례를 계속 철저하게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 『북―미간 (제네바)기본합의가 지켜지면 핵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북―미간 기본합의에 따라 경수로사업의 상당부분이 이행되는 단계에 가서야 안전협정의 전면이행이 기능하다』고 밝혀 향후 안전협정 준수의 수준을 경수로사업 진도와 연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잠수함침투 사건으로 동결상태에 있는 경수로공급 사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내 활동에 계속 비협조적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반도 핵문제가 중대한 정치 군사적 사안인 만큼 기술적 기구인 IAEA에 맡길 수 없다』는 金차석대사의 발언은 경수로사업이 시원치 않을 경우 IAEA의 역할자체를 부정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우리측 대표는 『북―미간 양자합의는 물론 준수되어야 하지만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당사국으로서 모든 NPT당사국과 합의한 다자간 의무는 별도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북한은 계속된 답변에서 북―미간 직접 접촉을 반복했다. 한편 이날 유엔총회장에서는 또 한번 남북한 대표간의 설전이 벌어져 회원국들에 낯뜨거운 「구경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설전의 발단은 북한측이 우리측 朴銖吉대사의 결의안채택 제안발언과 관련, 『남한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온 반역자로서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 언급할 자격조차 없으며 남한대표의 발언은 개가 짖는 소리이기 때문에 답변할 가치가 없다』는 극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한국대표부의 千英宇참사관은 『북한이 사용한 어투에 자제와 예의가 없는 것이 유감』이라고 전제하고 『우리측이 경수로제공을 약속하고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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