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보며 우주 가이드 꿈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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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개 ‘커뮤니케이터’ 지웅배 씨
“과학은 학자들만의 학문 아닌 떠들며 얘기할 수 있는 문화 돼야”

지웅배 씨(가운데)가 일반인들에게 우주와 천문학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우주복을 입고 행위예술을 하고 있다. 우주라이크 제공
지웅배 씨(가운데)가 일반인들에게 우주와 천문학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우주복을 입고 행위예술을 하고 있다. 우주라이크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5일 목성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5년 전 목성으로 출발해 27억 km를 날아가 목성에 다다랐지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주는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멀고도 어렵기만 하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지웅배 씨(25·사진)는 우주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천문학에 대해 쉽게 강연하거나 거리에 나가 우주를 홍보한다. 또 이해하기 쉬운 천문학 잡지도 만들고 있다. 과학이 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과학을 쉽게 설명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란 새로운 활동 영역을 만들었다.

지 씨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보면서 우주에 관한 꿈을 키웠다. 승객을 태우고 우주를 안내하는 차장 ‘메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우주를 가이드하고 소개하고 싶었다. 2009년 연세대 천문학과에 입학한 이유다. 그는 2011년 7월 뜻 맞는 동료들과 교내 과학 언론 소모임 ‘우주라이크’를 만들어 꿈을 현실화해 나갔다. 공부하며 천문학을 대중화하는 모임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젊은 감각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우주 관련 지식을 전달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물리학의 가속팽창’이나 ‘계절별로 별자리 보는 법’ 등을 쉽게 설명하는 잡지도 만들었다. 이제 전국 대학생 28명이 참여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지 씨는 2014년 과학기술 발표 경연대회인 ‘페임랩 코리아’에서 우승하고 영국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하면서 과학 커뮤니케이터에 관심을 가졌다. “그곳에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페임랩 대회를 관람하면서 웃고 떠들며 과학을 이야기했다. 내가 바라는 과학이 대중화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지 씨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자와 일반인을 연결하는 계면활성제(물과 기름을 잘 섞이게 만드는 물질)”라고 말한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가 즐겁게 우주를 이야기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우주소개#커뮤니케이터#지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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