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치료했던 마음으로 환자 돌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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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식 연세대 신임 의료원장

제17대 연세대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에 22일 임명된 정남식 교수(사진)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심장 주치의로 유명하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이런 시선을 부담스러워 한다.

정 교수는 23일 “당시 의사로서 환자에게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도 대통령을 대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치료해왔다”며 “앞으로 모든 환자에게 이런 마음이 닿을 수 있는 의료행정을 펴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정 신임 원장은 연세대 의료원이 사립재단에 속해 있지만 공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안전행정부, 정몽구재단과 함께 재난대응의료사업단을 구축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영 개선과 의술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정 원장은 “병원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 합리화에 매몰돼 의술 발전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연구과제나 산학연 협동 연구사업을 따내 연구비용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중국이 한국 의료계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하게 중국인 환자를 한국에 데려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병원들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수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검진센터, 현지병원 위탁운영처럼 적은 투자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수출 모델을 구축해 중국과 한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관광에 대해서는 시장 확대보다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원장은 “연세의료원이 국내 중증환자 치료 등 공공의 책무가 있는 만큼 외국인 환자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며 “중국 러시아 환자들이 앞으로 5년 후에도 한국에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현재 추세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원격진료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원격진료를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는 찬성하지만 국내 현실에서 우려되는 점들도 많다”며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의 소통이 매우 부족한데, 현 정부 임기 내에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17대 연세대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정남식#김대중 대통령의 심장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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